상장기업이자 공공기관인 기업은행이 이중적 지위로 인해 예산·인력 등에서 과하게 자율성을 통제 받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기업은행의 특수성을 고려해 ‘상장형 공공기관’으로 별도 분류해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는 27일 IBK기업은행 본점 15층 대강당에서 ‘상장형 공공기관 기업은행의 미래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정태호·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건강일자리연구소 등에서 공동 주관했다. 좌장은 이종욱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가 맡았다.
기업은행은 시중은행과 경쟁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 정원 제한에 따른 만성 인력 부족 등 비합리적 처우에 놓여있다는 문제의식에 따른 것이다. 이번 토론회는 기업은행의 구조적 문제를 진단하고 지속 가능한 개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발제자로 나선 류장희 기업은행지부 노조위원장은 올해 5월 민주당과 금융노조 간 합의서 내용을 언급하며 “상장회사이자 공공기관인 기업은행의 모순을 인정하고, 자율성을 높일 방안을 마련한다는 것이 현 정부의 약속“이라며 ”공감은 했지만 대안이 마련되지 않아 이 자리에서 제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류 위원장은 현재 기업은행이 안고 있는 문제로 △중복규제로 인한 의사결정 비효율 △공운법상 각종 조문의 중복규제 심화 △신사업 진출 및 경쟁 도태 △이익감소·저평가에 따른 소액 주주 피해 △공공서비스 품질 약화 등을 지적했다.
또한 시중은행 대비 4배 이상 많은 규제와 분산된 감독기관으로 인해 업무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류 위원장은 “극단적 예시로 IT시스템을 도입하려면 국정원 검토를 받아야 해 일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며 “공공기관 관련 규제와 지침이 디지털 혁신도 가로막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은행은 모바일 사원증 도입을 1년 반 전에 결정했지만, 이제야 도입됐다”고 꼬집었다. 시중은행 대비 낮은 임금 수준으로 인한 인재 이탈 문제도 언급했다.
상법과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공운법)이 동시에 적용되는 법적 문제도 짚었다. 류 위원장은 “공운법과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라 주주보다 관계 부처의 의사에 따라 사업 결정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며 “소수주주의 의견의 반영은 현실적으로 반영되지 못해 소송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안으로 기업은행을 ‘상장형 공공기관’으로 별도 분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어 경영 자율권 확대 사업 시범기관으로 기업은행을 지정하고, 기업은행과 정부가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타 공공기관에서 기업은행을 지정 해제하고, 중소기업은행법을 중심으로 한 최소한의 관리 체계로 변경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라영재 건국대학교 교수, 최현선 명지대학교 교수, 서경란 IBK경제연구소 소장, 하태욱 건강일자리연구소 대표 등이 참석해 기업은행의 자율성 확대 방안을 모색하고 논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