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서는 오세훈…특검,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기소

법정 서는 오세훈…특검,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기소

강철원 전 정무부시장·사업가 김씨도 함께 기소
오세훈 “특검의 ‘오세훈 죽이기’ 뜻대로 안될 것”

기사승인 2025-12-01 18:41:41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10월23일 서울 중구 시청사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발언을 지켜보고 있다. 유희태 기자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이 1일 오세훈 서울시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오 시장은 “민주당 하명특검의 ‘오세훈 죽이기’는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 시장과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사업가 김씨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했다. 김씨는 오 시장 대신 수천만원의 여론조사 비용을 명씨에게 건넨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특검에 따르면 오 시장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씨에게 여론조사 의뢰 취지의 부탁을 하고, 당시 선거캠프 비서실장이던 강 전 부시장에게 명씨와 상의해 조사를 진행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또 여론조사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김씨에게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명씨는 오 시장의 부탁에 따라 2021년 1월22일부터 2월28일까지 총 10회(공표 3건·비공표 7건)의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강 전 부시장은 명씨와 연락하며 설문지를 주고받는 등 조사 진행을 논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같은 해 2월1일부터 3월26일까지 5차례에 걸쳐 여론조사 비용 명목으로 총 3300만원을 지급한 혐의를 받는다.

다만 특검은 명씨는 기소하지 않았다. 특검 관계자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사건은 김씨가 오 시장과 강 전 부시장에게 기부를 한 것이고, 명씨는 일을 수행한 것에 불과해 피의자로 전환될 수 없다”며 “비용 대납은 김씨가 했고 그것을 기부로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검은 오 시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았다. 도주 우려가 낮고 불구속 수사 원칙에 따라 구속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 시장은 오는 4일 베트남 방문 일정이 예정돼 있다.

오 시장은 특검의 기소 직후 입장문을 내고 “특검이 오늘 법과 양심을 저버리고 민주당 하명에 따라 정해진 기소를 강행했다”며 “오로지 사기 범죄자 명태균의 거짓말뿐, 증거도 실체도 없어 공소유지가 어려운 사건에 대해 이미 결론을 정한 뒤 기소 이유를 조각조각 꿰맞췄다”고 반박했다.

오 시장은 “1년 2개월 동안 수사하고 제 휴대전화 8대를 포렌식했지만 직접 증거는 단 하나도 찾지 못했다”며 “제대로 된 증거가 단 하나도 없는 무리한 짜맞추기 기소, 무죄가 예정된 기소”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기소는 이재명 정권을 위한 ‘상납 기소’, ‘정치공작’에 불과하다는 것이 머지않아 밝혀질 것”이라며 “역사의 심판에는 시효가 없다. 이 무도한 폭력과 억압은 반드시 심판받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예정에 없던 브리핑에서도 “특검의 기소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명태균과의 대질 조사에서 명씨가 저에게 제공한 13건의 비공표 여론조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대폭 과장된 가짜라는 점이 검찰 수사에서 입증됐음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여론조사 비용 3300만원 지급 관련 언급에 대해서는 “추가로 공소장을 확인해야 할 사안이며 재판 과정에서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시정 공백 우려에 대해서도 “이 사건은 그렇게 복잡한 게 아니다. 혹시 있을 수 있는 영향은 최소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앞서 지난달 8일 오 시장과 명씨를 불러 약 12시간 동안 대질신문을 진행했고, 지난달 25일에는 강 전 부시장과 김씨를 불러 당시 상황을 조사하는 등 수사를 이어왔다.

향후 특검이 명씨 관련 인물들을 추가 조사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지금까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등 일부 인사 조사는 이뤄졌지만, 홍준표 전 대구시장 등 다른 관련 인물들은 아직 조사하지 않은 상태다. 특검이 수사 대상을 어디까지 확대할지가 향후 쟁점이 될 전망이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