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본시장에서 주식형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과거 채권이나 단기자금 중심이었던 액티브 ETF 시장이 변화를 맞이하는 모습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와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국내 상장한 주식형 액티브 ETF는 127개로 집계됐다. 순자산총액(AUM) 규모는 약 13조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4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1년이 채 되지 않아 두 배 이상 늘었다.
주식형 액티브ETF는 주식에 투자하면서 단순히 지수를 따라가는 패시브 ETF와 달리 운용역의 재량을 바탕으로 종목 비중을 조절하거나 일부 종목을 편입해 지수 대비 초과수익을 노리는 상품이다. 그만큼 운용 보수는 패시브 ETF 대비 조금 더 비싸다. 그간 ETF 시장은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ETF가 주를 이루며 성장해 왔다.
액티브ETF 성장 테마형이 주도…개인 2조 넘게 순매수
주식형 액티브 ETF의 성과를 견인하는 핵심은 ‘해외 주식 및 테마형 ETF’다. 일반 주식형 액티브 ETF 성과는 다소 엇갈렸지만 해외주식형 및 테마형 액티브 ETF는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주가 상승폭이 큰 테마일수록 액티브 운용의 효과가 컸다.
실제로 올해 높은 성과를 기록한 △반도체 △로봇 △바이오 △전력 인프라 등 주요 테마의 액티브 ETF들은 대표적인 패시브 ETF 상품을 큰 폭으로 따돌리며 ‘액티브 프리미엄’을 입증했다.
△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는 연초 대비(1월1일~12월2일) 수익률이 81%를 기록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같은기간 대표적인 패시브 상품인 △KODEX 바이오 수익률은 62%에 그쳐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수익률이 높다보니 개인투자가들의 관심도 높았다. 연초 이후 지난달 말까지 개인투자자는 주식형 액티브 ETF를 2조원 넘게 순매수하며 채권형 액티브 ETF보다 많이 사 담았다. 같은기간 개인은 채권형 액티브 ETF를 1조7800억원 순매수했다.
타임폴리오운용, AUM 3.5조 돌파…전문 운용사 약진
액티브 ETF 시장의 활성화에 힘입어 액티브 전문 운용사들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타임폴리오자산운용(TIMEFOLIO)은 주식형 액티브 ETF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했다. 타임폴리오의 주식형 액티브 ETF 순자산총액 규모는 이미 3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KoAct) 역시 AUM이 1조원 수준으로 불어났다.
이처럼 전문 하우스들이 성과로 차별화에 성공하면서 ETF 시장의 경쟁 구도는 패시브 중심의 대형사 구도에서 액티브 전문 하우스가 가세하는 형태로 재편되고 있다.
김지운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본부장은 “2~3년 전부터 미국과 한국에서 액티브 ETF에 대한 니즈가 개인연금이나 퇴직연금 자금들을 중심으로 늘고 있다”면서 “압도적인 수익률과 함께 담아 놓으면 매니저가 알아서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준다는 편리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코스닥 내 주요 업종인 IT와 바이오 관련주가 실적 모멘텀을 바탕으로 코스피 대비 괴리를 좁힐 것”이라면서 “코스닥 내 비중이 높은 바이오 액티브 ETF와 최근 피지컬 AI로 주목 받는 로봇 ETF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