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교보생명이 서클(Circle)의 블록체인 ‘아크(Arc)’ 테스트넷에 국내 보험사 중 유일하게 참여했다. 미래 비즈니스 가능성을 사전에 탐색하고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교보생명은 3일 미국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이 개발한 블록체인 네트워크 아크의 공개 테스트넷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서클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USDC’를 발행하는 글로벌 디지털 금융 기업이다. 아크는 낮은 수수료, 1초 미만의 거래 최종성, 맞춤형 보안 설정을 특징으로 하는 차세대 블록체인 인프라다. 대출·자본시장·외환(FX)·글로벌 결제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에 활용될 수 있다.
서클은 아크를 장기적으로 탈중앙화된 네트워크로 발전시키기 위해 검증자 참여 확대와 커뮤니티 기반 거버넌스 도입을 추진 중이다. 현재 골드만삭스, 블랙록, HSBC, 스탠다드차타드 등 글로벌 금융사가 참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교보생명이 유일한 테스트넷 참여 기업이다.
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의 행보를 선제적 대응으로 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 생태계를 경험해두면 관련 제도 정비 이후 시장이 본격화될 때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며 “결제 시스템 고도화나 고객 편의성 개선 등 실사용 영역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조각투자 플랫폼 진출도 병행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조각투자(분산형 자산거래) 제도 도입에 맞춰 한국거래소, 키움증권, 카카오페이증권 등이 참여한 유통 플랫폼 컨소시엄에 합류해 인프라 구축을 진행 중이다.
조각투자는 부동산·미술품·음악저작권 등 실물 자산을 디지털화해 소액 단위로 분할·거래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자산관리 수요 대응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이를 기반으로 자산관리·신탁·보험을 아우르는 종합금융 플랫폼 전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아크 참여와 조각투자 플랫폼 진출을 통해 국내외 금융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디지털 금융 허브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