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 영업’ 점검 나선 금감원…숨죽이는 증권사

‘해외투자 영업’ 점검 나선 금감원…숨죽이는 증권사

기사승인 2025-12-04 10:44:43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국내 대형 증권사 중심으로 해외 투자 영업 실태 점검을 착수했다. 최근 환율 폭등의 원인으로 꼽힌 서학개미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 열풍을 증권사들이 부추기지 않았는지 확인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전날부터 이날까지 이틀간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에 대한 현장 점검에 나섰다. 두 증권사를 시작으로 해외 고위험 상품 거래 규모가 큰 대형사 10여곳이 점검 대상이다. 이후 금감원은 자산운용사로 점검을 확대할 예정이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30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 회의에서 증권사 등 금융사 대상으로 해외투자 관련 투자자 설명과 보호의 적절성 등 실태 점검을 이달부터 내년 1월까지 두 달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 1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일부 금융사들이 수수료 수익을 목표로 해외 투자 관련 소비자 위험과 신용(레버리지) 거래, 환리스크에 노출됐을 때의 위험을 제대로 설명하고 있는지, 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점검하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이번 현장점검에서 신용융자·외환리스크 관리 체계 등을 전방위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특히 해외주식 수수료 체계 공시, 해외투자 정보 제공, 과도한 마케팅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따져볼 예정이다. 일례로 토스증권은 해외주식 옵션매매 서비스 진출에 따른 사전 신청 과정에서 “엔비디아가 5% 오르면 옵션 가격은 214% 오른다” 등 고위험 파생상품임에도 오락성을 부각해 투자 위험을 축소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감독당국의 방침에 따라 증권사들은 해외투자 전략 변경에 몰두한 상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증권사가 향후 예정됐던 해외 주식 투자 관련 지원 이벤트 계획을 연기 및 취소하는 등 마케팅 변경에 나서게 될 것”이라며 “해외투자에 대한 정부 시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증권사들은 당분간 이를 인식하고 대처하는 전략을 수립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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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