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8000호로 확대했지만…지방 미분양 매입 ‘지지부진’

목표 8000호로 확대했지만…지방 미분양 매입 ‘지지부진’

기사승인 2025-12-04 11:30:31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습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지방 건설경기 부양을 위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추진 중인 지방 준공 후 미분양(악성 미분양) 주택 매입 사업이 목표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4일 LH에 따르면 정부가 지방 악성 미분양 주택 매입 1차 신청을 접수한 결과 58개 업체가 총 3536호에 대해 매입을 신청했다. 이 중 733호가 매입심의위원회를 통과했지만, 현장 실사와 가격 조정 등을 거쳐 최종 매입 대상은 2개 단지 92호에 그쳤다.

1차 매입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은 LH가 2차 공고를 예고하며 매입 상한가를 감정평가액의 83%에서 90%로 상향하겠다고 밝힌 영향으로 풀이된다. 일부 업체들이 더 높은 매입 기준을 기다리며 1차 접수를 피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정부는 올해 2월 민생경제 점검회의에서 건설 경기 보완 방안을 논의하며 LH가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지방 악성 미분양 아파트 3000호를 매입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후 건설업계의 공급 확대 요구가 이어지자 정부는 8월 LH의 매입 목표를 3000호에서 8000호로 상향하고 매입 상한가 기준도 분양가 대비 83%에서 90%로 확대했다. 매입된 주택은 시세의 90% 수준 전세로 6년 거주 후 분양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분양전환형 든든전세’로 공급된다.

현재 2차 매입 물량은 매입심의를 마친 뒤 단지별 실사와 가격 조정이 이뤄지고 있지만, 연내 매입 완료 목표 달성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사 과정에서 하자가 발견될 경우 보수 기간이 필요해 일정이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1차 매입 신청에서 최종 통과가 불과 92호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2차 매입에서도 실제 매입으로 이어지는 물량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매입 목표가 8000호로 확대됐음에도 현재 흐름으로는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LH의 재정 부담도 변수로 꼽힌다. 정부가 일부 재정을 지원하지만, 비용이 전액 보전되는 구조가 아니어서 LH가 감당해야 할 부담이 상당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LH 관계자는 “매입 시에는 임대 수요가 충분한 입지인지, 향후 분양 전환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다 보니 실제 매입으로 이어지는 물량이 많지 않다”며 “현재 2차 신청 건에 대해 심사가 진행 중인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유림 기자
reason@kukinews.com
이유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