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15년, 끝이 아냐’…특검 김건희 재소환했지만 ‘진술거부’

‘구형 15년, 끝이 아냐’…특검 김건희 재소환했지만 ‘진술거부’

기사승인 2025-12-04 18:27:15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개입,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씨가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건희 여사가 ‘매관매직’ 의혹 등 추가 혐의 조사를 받기 위해 4일 특검에 소환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팀)은 이날 오후 2시부터 김 여사를 상대로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한 피의자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김 여사는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는 오후 1시50분쯤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지난 8월29일 구속기소 이후 두 번째, 특검 출범 후 여덟 번째 조사로, 직전 조사일인 9월25일 이후 약 70일 만이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여러 인물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대가로 고가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을 확인하고 있다. 이날은 총 42쪽 분량의 질문지를 토대로 물품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 그 대가로 인사 청탁을 수락했는지를 추궁하고 있다. 다만 김 여사가 진술을 거부하면서 사실관계 규명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의혹은 세 갈래다. 김 여사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6200만원 상당의 반클리프앤아펠 목걸이를 비롯한 고가 장신구를 받고 사위 박성근 변호사의 인사 청탁을 들어줬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 회장은 지난 8월 제출한 자수서에서 사위의 인사 청탁과 함께 목걸이를 건넸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2022년 3~4월에는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으로부터 공직 임용 청탁과 함께 190만원 상당의 금거북이를 받은 의혹이 있다. 같은 해 9월에는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씨로부터 사업 편의를 청탁받고 5400만원 상당의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를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돼 수사 대상에 포함돼 있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법리 적용 여부를 정리한 뒤, 공여자로 지목된 인물들에 대한 피의자 전환 여부도 검토할 계획이다.

특검은 오는 11일에도 김 여사를 불러 조사를 이어간다. 이날은 국가 유산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종묘 차담회 의혹, 해군 지휘정 선상파티 의혹, 대통령실 비서관 자녀 학폭 무마 사건 등 사적 사용·권한 남용 관련 의혹이 조사될 예정이다. 두 차례 조사가 마무리되고 특검이 추가 기소에 나설 경우 김 여사에 대한 재판은 기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여권 일각에서는 새로운 특검 도입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특검팀은 김 여사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통일교 금품 수수 혐의에는 징역 11년과 벌금 20억원, 추징금 약 8억1000만원을,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은 혐의에는 징역 4년과 추징금 약 1억3000만원을 각각 요청했다.

특검 측은 “피고인은 대한민국 법 위에 서 있었다”며 “십수년 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 이후 모든 공범이 법대 앞에 섰으나 피고인만 예외였다.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을 무력화했다”고 주장했다.

김 여사는 최후 진술에서 “억울한 점이 많지만 제 역할과 자격에 비해 잘못한 것이 많다”며 “특검이 말하는 것은 다툴 여지가 있지만, 저로 인해 국민께 큰 실례를 끼친 점은 죄송하고 반성한다”고 말했다.

김 여사 구형의 적정성을 두고 전문가 의견은 엇갈린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징역 15년 구형과 벌금·추징은 국민 법감정에 비해 부족하다”며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될 경우 별도 판단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중대 범죄에 통상 15년 안팎의 구형이 이뤄지는 만큼 이번 구형은 국민 눈높이에 부합한다”며 “수사가 끝나지 않았고 추가 범죄 가능성이 있어 병합 시 형량이 늘어날 여지가 있다. 2차 특검도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김 여사에 대한 선고기일은 내년 1월28일에 열린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