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500조 터치한 코스닥...‘찐 천스닥 시대’ 열려면?

시총 500조 터치한 코스닥...‘찐 천스닥 시대’ 열려면?

지수 오후 들어 밀려 499.2조에 거래 마쳐
거래활성화 아닌 근본적 수급 구조 개선에 초첨 맞춰야
“세제 혜택·기관자금 구조적 유입 등 추세상승에 도움”

기사승인 2025-12-04 17:47:21
여의도 증권가 전경. 임성영 기자 

코스닥 시가총액이 장중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을 돌파하자 ‘천스닥(코스닥지수 1000)’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연말 효과에 정부가 코스닥 시장 활성화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흘러 나오면서 시장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천스닥 시대를 위해선 정부의 촘촘한 정책 지원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조언한다. 

4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이날 오전 코스닥 시가총액은 장중 502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1996년 시장 설립 이후 500조원 돌파는 처음이다. 오후 들어 지수가 밀리면서 499조2400억원을 기록, 500조원 턱 밑에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시가총액은 지수 상승과 함께 올 6월 중 400조원을 회복했다. 이후 6개월 만에 100조원이 불어나며 사상 처음으로 장중 500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올 들어 코스피 대비 부진한 상승률을 보이던 코스닥은 지난달 말부터 분위기가 급변했다. 코스닥 지수는 지난달 26일부터 급반등에 나서 이날까지 8.6%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4.4% 상승에 그쳤다. 

코스닥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한 정부의 활성화 정책이 그동안 없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년간 코스닥 활성화 정책은 세 차례 있었다. 2005년 거래소 통합, 2013년 코넥스 개설, 2018년 벤처펀드 도입 등이다. 그러나 모두 ‘반짝 상승 후 장기 부진’으로 귀결됐다.

거래소 통합은 시장 외형만 바꿨고 코넥스는 유효 수요 없이 공급만 늘렸다. 벤처펀드는 자금이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으로 몰리면서 본시장 유입 효과가 미미했다. 정책의 초점이 거래 활성화에 치우치면서 근본적인 수급 구조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 반복된 실패의 공통점으로 꼽힌다. 

“세제 혜택·기관자금 구조적 유입 등 긍정적 영향”

전문가들은 코스닥 시장 내 근본적 수급 구조 개선을 위해선 △세제 혜택의 확장 △기관 자금의 구조적 유입 그리고 △연기금 투자지침의 실질적 변화 등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는 방안들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코스닥 벤처펀드의 소득공제 한도를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2018년 당시 흥행 카드였던 세제 유인책을 강화한 것이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액 자산가들의 자금을 끌어들일 확실한 트리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인센티브가 특정 펀드나 시장 일부에 집중될 경우, 자금 흐름의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 세제 혜택은 단발 유입이 아닌 시장 전반의 유동성 구조 개선과 연계돼야 실질 효과가 발생한다.

둘째는 기관 자금의 구조화된 유입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국내 첫 번째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자로, 키움증권을 다섯 번재 발행어음 사업자로 선정했다. 초대형 종합투자은행(IB) 체제로 전환한 이들 증권사들이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를 통해 확보한 약 20조원 규모 자금 흐름이 주목된다. 이들 자금이 벤처·코스닥으로 유입될 경우, 개인 중심의 불안정한 거래 구조가 기관 중심의 안정적 수급 구조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은 연기금의 투자 비중 확대다. 박 연구원은 “정부가 비중 확대를 권고할 수는 있지만 실제 효과를 내려면 운용지침 변경과 같은 강제적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과거처럼 선언적 구호에 그칠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가 코스닥 활성화 방안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와 관련해 금융위원회는 “자본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는 지속 검토 중에 있으나 코스닥시장 대책 내용은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임성영 기자
rssy0202@kukinews.com
임성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