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배달의민족이 입점업체와의 관계를 다시 정의하고 성장 전략을 공유했다. 사용자 감소와 쿠팡이츠의 급성장으로 압박을 받는 배달의민족은 ‘파트너’라는 새 호칭으로 상생 기조를 강화하며 한그릇·픽업 등 새로운 성장 축을 제시했다.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8일 서울 서초구 양재 aT센터에서 열린 ‘2025 배민파트너페스타’에서 “배달의민족은 앞으로도 변화의 흐름에 누구보다 먼저 서서 파트너의 성장이 식지 않도록 다양한 활로를 만들어가는 플랫폼이 되겠다”고 밝혔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은 ‘배민 파트너페스타’는 기존 ‘사장님페스타’에서 ‘파트너’라는 새 간판을 걸고 문을 열었다. 명칭 변경을 통해 상생 의지를 한층 강조한 것이다.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호칭의 변화가 곧 관계의 변화”라며 “‘사장님’이 단순히 배민을 이용하는 분들을 부르는 용어라면, ‘파트너’라는 이름에는 함께 성장하겠다는 약속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날 치열해진 배달앱 시장 경쟁 구도 속에서 배달의민족의 입지가 예전만큼 여유롭지 않다는데 공감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10월 배달의민족의 월간활성사용자(MAU)는 217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207만명)보다 37만명 줄었다. 반면 쿠팡이츠는 와우 멤버십 이용자를 중심으로 빠르게 사용자를 끌어올리며 같은 기간 MAU 1230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배달의민족과의 격차도 좁혔다.
김 대표는 “처음 배민이 세상에 나왔을 때 파트너와 배민의 관계가 뜨거웠지만 어느 순간 그 온기가 식어버렸다”며 “거세지는 경쟁 속에서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했던 순간도 있었고 배민만의 방향성을 보여주지 못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배달의민족에 대한 파트너 여러분의 기대와 마음이 예전만큼 뜨겁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이런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배민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되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배달의민족은 파트너사와의 동반 성장을 통해 다시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며 두 가지 핵심 전략을 제시했다. 급속히 커지고 있는 ‘한그릇’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입점 업체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픽업 주문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김 대표는 “배민2.0은 기술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배달의 전 과정을 더 똑똑하게 만들어 나가겠다”며 “가게 운영부터 마케팅, 고객 관리까지 더 쉽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비롯한 파트너형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AI를 적극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5월 선보인 ‘한그릇’은 늘어나는 1인 가구와 소비 흐름에 맞춰 가게의 메뉴가 새로운 고객을 만날 수 있는 길을 넓힌 첫 번째 시도로 신문화 속에서 파트너들의 매출 기회를 확장한 사례”라며 “픽업 역시 배달 외에 추가 수익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재정비하고 있고 내년에는 픽업 서비스를 고도화해 운영 부담을 크게 늘리지 않으면서도 추가 매출을 얻을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발전시키겠다”고 설명했다.
백인범 우아한형제들 최고제품책임자는 ‘배민이 만들어가는 기술과 서비스’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배달과 고객서비스 품질 개선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며 “파트너의 내일을 위한 기술과 서비스로 더 많은 성장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빠른 배차 진행과 함께 배달 속도를 개선하고 CS 응답률을 높이는 것을 제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파트너사들이 성장 전략을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전문가 강연과 시연 프로그램, 외식 서비스 관련 부스가 운영됐다. 배달의민족의 미래 방향성과 내년 트렌드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비전 스테이지’, 유명 셰프들이 현장에서 요리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라이브 쿠킹 스테이지’, AI 활용법 등 스마트한 가게 운영 노하우를 공유하는 ‘노하우 스테이지’ 등이 마련됐다.
비전 스테이지에서 진행된 ‘2026 외식업 트렌드와 가게 생존 전략’ 세션에서도 한그릇 배달의 성장성에 대한 강조가 이어졌다.
박현영 생활변화관측소 소장은 “배달에서 중요한 속성 키워드는 ‘포장’, ‘가격’, ‘양’, ‘가성비’지만, 최근 눈에 띄게 증가하는 키워드는 ‘신선도’, ‘한그릇’, ‘구성’, ‘조합’, ‘혼밥’ 등”이라며 “한그릇은 단순한 ‘1인분’과는 구분해 생각해야 하고, 추가 구성 없이도 완성형으로 보일 수 있는 조합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를 들어 ‘1인분 삼겹살’은 양이 적당한지 여부가 중요하지만, ‘한그릇 삼겹살’은 비빔면 등과 함께 구성돼 ‘완성품’으로 보이기 때문에 선호도가 높아진다”며 “이 같은 조합과 구성이 스토리를 만들면 소비자에게 더 선명하게 기억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