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호국영웅 이재식 일병, 전사 75년 만에 유가족 품으로 귀환

6·25 호국영웅 이재식 일병, 전사 75년 만에 유가족 품으로 귀환

기사승인 2025-12-09 11:13:47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전사자 유해를 발굴해 약식제례를 지내고 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제공
6·25전쟁 당시 중부전선 ‘저격능선 전투’에서 전사한 국군 제2사단 고(故) 이재식 일병의 유해가 75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9일 강원 동해시보훈복지회관에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열고 고인의 신원확인 사실을 유가족에게 공식 전달했다. 이재식 일병은 올해 들어 19번째로 신원이 확인된 호국영웅이며, 2000년 4월 발굴 사업 시작 이후 신원이 밝혀진 전사자는 총 267명으로 늘었다.

이 일병의 유해는 지난 2000년 9월 강원 화천군 상서면 일대에서 주민 제보를 바탕으로 발굴됐다. 당시 육군 제15보병사단 장병들이 약 20일간 수색작전을 벌여 이 일병을 포함한 30여 구의 유해를 수습했다. 이 일대는 최근 신원이 확인된 고 김동수 이등중사와 고 박판옥 하사의 유해가 발굴된 지역과 동일하다.

유해에서 채취한 DNA는 최근 고인의 딸 이춘예 씨(79)와의 유전자 분석을 통해 부녀 관계로 최종 확인됐다. 이씨는 2007년과 2015년 두 차례 시료 채취에 참여했으나, 당시 기술적 한계로 신원 확인에 실패했다. 국유단은 “유전자 감식 기술 발전으로 미확인 유해의 신원확인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유가족의 적극적인 시료 제공을 당부했다.

1922년 경북 영천에서 태어난 이 일병은 1950년 10월 입대해 국군 제2사단 소속으로 735고지 전투(1951년 811월 전략 요충지였던 저격능선에서 중공군 제29사단과 치열한 고지 쟁탈전을 벌이다 전사했다. 저격능선 전투는 중부전선 ‘철의 삼각지대’에서 벌어진 핵심 전투로, 국군이 중공군의 공세를 저지해 휴전회담 국면에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한 전투로 평가된다.

귀환 행사에서 국유단 조해학 단장 직무대리는 유가족에게 신원확인 통지서와 귀환패, 유품이 담긴 ‘호국의 얼 함(函)’을 전달했다. 딸 이춘예 씨는 “몇십 년 동안 현충원에서 위패만 참배하며 마음이 아팠다”며 “이제야 아버지를 어머니 곁에 모실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고 울먹였다.

국유단은 “전사자 신원 확인은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 제공이 필수적”이라며 전국 보건소·보훈병원을 통한 시료 채취 참여를 요청했다. 전사자 기준 8촌 이내 친·외가 유가족이면 신청할 수 있으며, 신원이 확인되면 1000만 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국유단은 고령화로 시료 확보가 어려워지는 만큼 ‘찾아가는 시료 채취 서비스’도 확대 운영해 마지막 한 분까지 가족의 품으로 모시겠다고 밝혔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
조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