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 마지막일 수 있어서…” 롤드컵 향한 리헨즈의 열망 [쿠키인터뷰]

“내년이 마지막일 수 있어서…” 롤드컵 향한 리헨즈의 열망 [쿠키인터뷰]

농심 서포터 ‘리헨즈’ 손시우 인터뷰
아쉬움 남는 한 해, 다시 문 두드리는 베테랑의 마지막 각오
“로스터 개편한 다음 시즌 기대 커”

기사승인 2025-12-14 06:00:09
‘리헨즈’ 손시우가 지난 4일 서울 구로구 농심 레드포스 사옥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송한석 기자

“롤드컵에 못 가서 아쉬웠죠. 내년은 꼭 가고 싶어요. 롤드컵에 간 저는 예전과 그대로일까요, 많이 변했을까요. 궁금하긴 합니다.”

‘리헨즈’ 손시우는 지난 4일 서울 구로구 농심 레드포스 사옥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농심이 겪은 변화와 흔들림, 그리고 시즌 내내 마음 한편에 남았던 아쉬움에 대해 그는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2025시즌은 어느 팀에게나 변칙과 변화가 가득한 해였다. 피어리스 도입으로 밴픽 자유도가 높아졌고 라인 스왑이 대세로 떠오르며 팀들의 경기 운영 방식에 큰 영향을 줬다. 손시우는 “너무 아쉬운 해였다”며 “피어리스는 굉장히 긍정적이다. 프로게이머 입장에서는 게임에 재밌는 요소가 많이 생겨서 좋다”고 평가했다.

출발은 기대 이상이었다. 2025 LoL Champions Korea CUP(LCK 컵)에 장로 그룹 2승3패로 플레이인에 진출한 농심은 DRX를 3-1로 꺾고 플레이오프까지 나갔다. 젠지를 상대로도 2-3 명승부를 펼쳤으나 아쉽게 패배하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손시우는 당시를 떠올리며 “성적이 잘 나올 수 있다는 예측은 못했다. 그래도 처음 하는 경기에서 다들 열심히 해 많이 올라갔다”며 “마지막 경기를 역전 당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선수들은 어느 정도 만족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제가 ‘지면 진거다’라고 말했던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7월 중순 레전드–라이즈 그룹이 나뉜 이후 농심의 흐름은 급격히 꺾였다. 3~5라운드에서 전패를 기록했고 시즌 후반 경기력도 좀처럼 오르지 않았다. 손시우는 “전패는 상관없는데 실력이 너무 부족한 것이 문제였다. 그 뒤에 경기력이 안 나온 이유도 이미 많이 지쳐있었던 것 같다”며 “저희가 탑, 서폿 위주로 게임을 했는데 유충 패치와 라인 스왑 등 영향이 조금 있었다. 그래도 프로는 모든 게임에 적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패를 해도 레전드에 있어야 한다. ‘뱀은 뱀이다. 용이 될 수 없다’며 “스크림도 하위권 팀들이랑 하면 얻어가는 게 많이 없다. 개인적으로는 레전드, 라이즈에서 라이즈를 선택한다면 ‘겁쟁이지 않나’라는 생각을 한다”고 짚었다.

화제가 됐던 엘리스 픽에 대해서는 “전 라인이 모두 라인전이 약해 저라도 먼저 발이 풀려서 움직이면 좋을 것 같아서 뽑았는데 그마저도 안 돼서 파멸적으로 망했다”며 “솔직히 엘리스 픽 자체는 괜찮다”고 했다. 이어 “저는 예전에 사파픽을 많이 하긴 했는데 그래도 2년 전부터는 가장 정석적인 서포터라고 생각한다”며 “제가 제일 잘하는 챔피언이 4개 정도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다음 시즌 농심은 새로운 변화를 꿈꾼다. ‘스폰지’ 배영준, ‘스카웃’ 이예찬, ‘태윤’ 김태윤을 영입하며 주전 3명을 교체했다.

손시우는 “스카웃 선수는 중국에서 오래 한 만큼 하던 게임이 너무 다르다. 이에 대해 의견을 조율 중이고 잘했던 선수라 저도 많이 배운다”며 “태윤 선수는 만나본 적이 있지만 너무 하위권이라서 저한테 비비지도 못했었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하위권 선수들은 자신감이 부족한 게 보인다. 태윤 선수는 중국을 갔다 와서 본인만의 게임을 하고 싶어 한다. 자라나는 새싹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고 그렇게 나아가는 중”이라며 “내년 우리 팀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저의 마지막 해가 될 수 있어서 경기를 뛸 때 ‘뭔가 다른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갖는다”고 밝혔다.

은퇴에 대해서는 “‘마지막일 것 같다’라고 이야기는 했는데 정확하지는 않다. 저도 더 하고 싶긴 하다”며 “나라의 부름을 받으면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각오를 묻자 “월즈는 목표가 아니다. 당연히 가고 싶은 대회”라며 “그동안 월즈에서 저만 아는 안 좋은 모습들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안 그럴 것 같다’는 느낌이 들지만 그때 가면 또 모른다. 제가 변했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팬들을 향해 “항상 응원해 주시는 것을 마음 깊이 잘 알고 있다”며 “다음 시즌 더욱 열심히 할 것이고 잘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송한석 기자
gkstjr11@kukinews.com
송한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