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 판매 ‘연내 1조’ 외침 무색해진 한투證

IMA 판매 ‘연내 1조’ 외침 무색해진 한투證

IMA 수익 소득 분류 확정 안돼
업계 “상황상 연내 출시도 불투명”

기사승인 2025-12-09 16:21:04

한국투자증권 전경. 한국투자증권 제공

종합자산관리계좌(IMA) 1호 상품 출시가 지연되면서 ‘연내 판매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했던 한국투자증권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현재 IMA 수익에 대한 소득 분류, 즉 과세 항목이 확정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시장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상품인데다 민감한 ‘세금’ 문제가 얽혀 있어 연내 출시가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등 감독 당국은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제출한 IMA 상품 약관 및 투자설명서를 검토하고 있다. 이달 초 IMA 상품 출시를 목표로 했던 한국투자증권의 계획은 이미 차질을 빚고 있다. 이달 중순 상품을 선보일 계획인 미래에셋증권도 예상보다 늦게 출시할 가능성이 크다.

심사가 지연되는 주요 원인은 IMA 수익을 배당수익으로 볼지 이자소득으로 볼지에 대한 과세 항목이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자소득과 배당소득 모두 세율은 15.4%로 동일하지만, 과세 항목이 정해지지 않으면 고객에게 정확한 상품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 소득세법 시행령상 근거 마련이 필요한데 기획재정부의 시행령 개정까지 기다릴 경우 상품 출시가 해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

수익 지급 방식 역시 출시 지연 요인 가운데 하나다. IMA는 원금 보장 약정 및 운용 안정성 확보를 위해 수익을 매년 분배하지 않고 2~3년 만기 시 한꺼번에 지급하는 구조다. 이 경우 만기 수익이 2000만원을 초과하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 IMA 상품은 고액 자산가의 접근 가능성이 큰데, 종합과세 부담까지 고려하면 확정 수익을 보장하지 않는 IMA에 굳이 투자할 유인이 떨어진다. 투자자의 종합과세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중간 배당 방식으로 수익을 나눠 지급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과세 항목 문제는 IMA의 흥행과도 직결된다”며 “세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수익이 담보되지 않은 IMA 상품의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중간 배당 형식은 상품 흥행에 유리할 수 있지만, 정산 기준을 잡는 것이 또 다른 문제”라며 “중간 배당은 평가 부분이 쉽지 않아 기준을 확립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발행어음이 고정 이자를 주고 돈을 빌려 운용하는 것과 달리 IMA는 구조가 확연히 다르다고 덧붙였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초기부터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조해 온 만큼, 금감원 해당 부서는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약관상의 허점을 더욱 면밀히 검토할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1호 상품 출시를 목표로 했던 한국투자증권 내부에서는 초조한 기류가 감지된다. 한투는 지난달 IMA 1호 사업자로 선정된 후 ‘연내 1조원, 내년 4조원까지 판매 규모를 확대한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발행어음 1호 사업자로서 쌓은 조달·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초기 시장 안착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고수익 기업금융 등을 발굴해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IMA 상품 심사를 받는 증권사들은 현재 기획재정부의 결정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며 “정부 역시 면밀한 검토와 판단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완전히 새로운 상품인데 기존 상품과 마찬가지로 약관 심사에 2주가 걸릴 것이라고 본 것 자체가 성급했던 것 같다”며 “현재 상황에선 연내 출시도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임성영 기자
rssy0202@kukinews.com
임성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