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출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든 데 따른 ‘풍선 효과’로 주요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약 3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1일 기준 개인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40조7582억원으로 집계됐다. 11월 말(40조837억원) 이후 열흘 남짓한 기간에 6745억원이 늘었다. 월말 기준으로는 2022년 12월 말(42조546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5대 은행의 마통 잔액은 저금리 환경 속에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주택 구입)과 ‘빚투’(대출 투자)가 한창이던 2021년 4월 말 52조8956억원까지 불었다. 이후 금리 인상과 가계대출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감소세를 보였고, 2023년 2월 말 이후 줄곧 30조원대에 머물렀다. 그러나 최근 규제에 따른 풍선 효과와 투자 수요가 겹치며 지난달 말 다시 40조원대로 올라섰다.
특히 이달 들어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하루 평균 613억원씩 증가했는데, 이는 11월(하루 평균 205억원)의 약 3배에 달하는 속도다.
은행권에서는 마이너스통장 자금의 일부가 주식, 금, 가상화폐 등 최근 가격 변동성이 확대된 자산 투자에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잇단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여력이 축소된 데다 연말·연초 생활자금 수요가 더해지면서, 당분간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증가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