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요구한 석유화학업계 사업재편안 제출 시한이 2주 남은 가운데, 국내 3대 석화산업단지(대산·여수·울산)의 구조조정 방안이 이르면 이번 주 나올 전망이다. 산단별 사업재편안 접수 직후 정부는 지원책 논의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17일 석화업계에 따르면, 여수산업단지에 속해 있는 LG화학과 GS칼텍스는 늦어도 이번 주 금요일인 19일까지 나프타분해시설(NCC) 감축 목표를 포함한 구조조정 방안을 정부에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LG화학이 NCC 설비 일부를 GS칼텍스에 매각한 뒤 양사가 합작법인(JV)을 설립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또, LG화학은 설비 노후도가 높은 1공장(120만톤)의 가동을 중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여수산단 내 여천NCC의 경우 뚜렷한 합의안을 도출한 것은 아니지만, 공동주주 DL케미칼과 한화솔루션이 빠른 시일 내 사업재편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는 형성한 상태다.
현재 여천NCC는 지난 8월부터 이미 3공장(50만톤) 가동을 중단해 온 상황이다. DL케미칼 측은 3공장 대신 90만톤 규모의 1공장 또는 2공장 중 하나를 중단해 공급량을 조절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고, 한화솔루션 측이 이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말 국내 NCC 생산능력(캐파) 2위(478만톤) 산단인 대산에서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사업재편안을 결정해 정부에 승인 심사를 신청한 데 이어, 국내 NCC 캐파가 가장 많은 여수(642만톤)에서도 사업재편안의 윤곽이 나타나면서 정부의 요구가 어느 정도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여수·대산에 비해 NCC 캐파가 작은 울산(174만톤)의 경우 대한유화(90만톤), SK지오센트릭(66만톤), 에쓰오일(18만톤) 등 3사가 구조조정 컨설팅을 맡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진단 결과에 따라 최종 조율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BCG는 SK지오센트릭 한 곳만 폐쇄하는 방안과 3사가 각각 조금씩 생산량을 감축하는 방안을 제시했는데, NCC 사업만 하는 대한유화 대신 SK지오센트릭이 설비를 폐쇄하는 첫 번째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경쟁력이 떨어진 사업은 과감히 재편하는 SK그룹의 방향성과도 부합한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SK지오센트릭의 폴리머 공장은 JV를 설립해 에쓰오일 또는 대한유화와 공동 경영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SK지오센트릭 NCC가 폐쇄되면 대한유화는 당초 에쓰오일에서 SK에너지로 원료(나프타) 공급처를 변경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SK에너지가 SK지오센트릭에 나프타를 공급하고 있다.
관건은 내년 가동하는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다.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 가동 후 나프타를 자체적으로 소화할 수 있지만, NCC 감축 이후에 울산산단의 에틸렌 생산량이 연간 180만톤 늘어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에쓰오일 입장에서도 업황 악화로 당초 정부 약속과 달리 신규 설비 투자에 따른 투자세액공제를 연장 받지 못해 연간 수백억원의 세제 관련 손해를 보고 있는 만큼, 사업재편안 마련에 따른 정부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만약 3개 산단의 감축 예상 시나리오가 현실화한다면 정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국내 전체 NCC 용량 1470만톤 중 18~25%인 270만~370만톤)에 부합하게 된다. 산업통상부를 비롯한 정부는 나머지 2개 산단의 사업재편안도 접수되는 즉시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업활력법에 따라 정부는 기업이 제출한 사업재편계획을 60일 내 심의·승인해야 한다.
업계는 즉각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이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최홍준 한국화학산업협회 대외협력본부장은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석화업계 구조개편, 어떻게 경쟁력을 높일 것인가’ 정책토론회에서 “중국과 원가경쟁력이 10∼15%가량 차이가 나는데, 여기에는 원재료, 인건비를 비롯한 전기요금 등 유틸리티 비용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특정 산업에 대해 전기요금을 깎아달라고 요청하기 어렵긴 하지만, 산업 위기 지역으로 지정된 곳에 한정해서라도 요금 인하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화학산업협회에 따르면, 산업용 전기요금은 올해 2분기 석화산업 매출원가의 5.11%를 차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