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8개월 만의 최고치를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환율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최근 환율이 상승 하는 이유는 ‘심리적 요인’을 꼽았으며 당분간은 환율이 위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자주 나타날 것으로 봤다. 내년도 환율은 상고하저의 궤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18일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제 환율과 전망의 차이를 반영해 내년 원·달러 환율 전망은 기존 1390원에서 1420원으로 기술적 상향조정한다”고 밝혔다. 연평균 1420원을 중심으로 연내 적정 레인지는 1350원~1500원으로 제시했다.
문 연구원은 “10월 이후 환율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올 4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1450원(16일까지 누적 기준)으로 전망치인 1420원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한번 높아진 환율의 상하단에 대한 눈높이가 쉽게 내려가지 않을 것이며 내년에도 구조적 상승의 힘이 반영되면 눈높이가 추가로 더 올라갈 것이란 분석이다.
그는 “적정 레인지 하단으로 갈수록 달러 고점 매도 물량에 따른 하방 압력이 짙어질 것”이라면서 환율 궤적은 연간 전망과 동일하게 ‘상저하고’를 예상했다.
내년 상반기엔 한국의 경기와 수급 상황이 비교적 우호적으로 나타나며 원·달러 환율 하단과 분기평균을 낮출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하지만 연말로 갈수록 미국 경기 회복과 달러화 반등으로 구조적인 환율 상승의 힘이 다시 뚜렷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추가 상승 여력보다 하락 여력이 크다고 판단했다. 문다운 연구원은 “이미 환율이 매크로 펀더멘털로 추정하는 적정 환율인 1300원대 후반~1400원대 초반을 큰 폭으로 상회하고 있다”면서 “정확한 하락 시점과 폭을 가늠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레벨 부담이 상당한 수준에서도 나홀로 상승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겠으나 아직 매크로 데이터를 통해 정확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며 “분명한 건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어 환율 안정화를 위해선 근본적으로 외환시장의 수급 쏠림과 원화 약세에 대한 심리 진정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심리 영향을 더 많이 받는 이유에 대해선 ‘구조적 환율 상승에 대한 기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문 연구원은 “미국과 성장률 및 금리 역전 국면에서 더 높은 기대 수익률이 예상되는 해외투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거주자의 순대외금융자산 누적과 함께 원·달러 환율이 추세적으로 높아지고 있는데 앞으로도 이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확고하게 잡히면서 기대가 환율을 견인하는 움직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구조적 상승 구간의 초입에 위치해 있어 지금처럼 환율 쏠림 현상이 자주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향후 주요 변수로는 19일 BOJ 통화정책 회의 결과 발표, 1월 9일 발표되는 12월 고용 보고서를 꼽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