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이 국내 반도체 팹리스 기업 보스반도체와 손잡고 ‘피지컬 AI(Physical AI)’ 솔루션 개발에 나선다. 전장 무기 체계가 생명을 보호하고 스스로 전술적 판단을 내리는 ‘지능형 체계’로 발전하는 상황에서, 이번 업무 협약은 무기체계 DNA를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정의 무기(SDW)'로 전환하는 흐름을 보여준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지난 17일 보스반도체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차세대 국방 기술 확보에 나섰다. 이번 협력은 LIG넥스원이 보유한 독보적인 '소프트웨어 정의 무전기(SDR)'의 성공 방정식을 무기 체계 전반으로 이식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SDW 구현을 위해 양사가 주목한 핵심 기술은 ‘피지컬 AI’와 ‘온디바이스(On-Device) AI’다. 이는 클라우드나 서버에 의존하지 않고 기기 자체가 독자적인 ‘뇌’를 갖는 것을 의미한다. LIG넥스원은 해당 기술과 자신들의 무기체계 노하우를 결합해, 전력 소모는 줄이고 연산 능력은 극대화한 이른바 '국방용 AI 뇌'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실현된다면 향후 국산 무기들은 하드웨어 변경 없이도 AI 업데이트를 통해 지속적인 성능 개량이 가능한 ‘진화하는 무기’로 거듭날 전망이다.
김진훈 LIG넥스원 D2C연구소장은 “이번 협력을 통해 무인 이동체 디바이스들의 핵심 부품인 온디바이스 AI반도체와 고성능 SoC를 국산화해 AI반도체의 해외 의존도를 크게 낮출 수 있다”며 “국내 AI 반도체 업체의 경쟁력 확보와 국방 및 민수 분야 전반의 AI 반도체 산업의 활성화를 이끄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흐름은 전장의 환경 변화에서 기인한다. 현대 전장은 재밍(전파방해)으로 통신이 두절되거나, 0.1초의 찰나에 생사가 갈리는 극한의 환경이다. 데이터 전송 지연이 발생하는 클라우드 방식과 달리, 온디바이스 AI는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지형을 읽고 표적을 식별해 초저지연의 전술적 판단을 가능케 한다. 끊김 없는 연결성과 즉응성이 곧 무기의 경쟁력이 되는 셈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LIG 넥스원은 하드웨어 중심의 기존 방산 문법을 깨고, AI 지능형 솔루션이라는 고부가가치 기술을 더해 프리미엄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그간 K-방산이 가성비를 앞세워 수출 시장을 공략했다면, 이제는 수출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리와 소프트웨어 수익 창출이 가능한 고도화된 사업 모델을 내세울 전망이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점도 방산 패러다임 변화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평화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재발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유럽을 중심으로 군비 증강 기조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정동익 KB 증권 연구원은 “종전이 되더라도 재발에 대한 우려로 유럽국가들의 군비증강은 지속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LIG 넥스원의 벨류에이션에는 센티멘트 악화에 따른 일시적 조정이 오히려 투자기회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