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기준금리 0.75%로 인상…“엔캐리 자금, 청산 가능성 낮다”

일본은행, 기준금리 0.75%로 인상…“엔캐리 자금, 청산 가능성 낮다”

기사승인 2025-12-19 15:17:16
도쿄에 있는 일본은행 본점. AP=연합뉴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11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면서 30년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이에 따라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높아진 상황. 다만 증권가에서는 과거와 다른 경제 상황을 근거로 급격한 청산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은행은 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0.5%에서 0.25%포인트(p) 인상한 0.75%로 결정했다. 정책위원 9명 전원이 금리 인상에 찬성했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일본 기준금리는 지난 1995년 이후 30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당시 일본 기준금리는 4월 1.75%에서 1.0%로 내려간 뒤 9월 0.5%로 추가 조정됐다. 이후 일본 기준금리는 0.5%를 상회한 적이 없다.

일본은행은 지난해 3월 17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한 뒤, 같은해 7월 기준금리를 0.25%로 올렸다. 이후 올해 1월 0.5%로 다시 올렸다. 이어진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을 고려해 지난 10월까지 총 6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앞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 1일 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 “적절히 판단하고자 한다. 정책금리를 올린다고 해도 완화적 금융환경의 조정이다. 경기에 브레이크를 거는 것은 아니다”면서 인상 결정을 시사한 바 있다.

이번 인상 결정은 일본은행 내에서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이 경기와 물가에 끼치는 영향이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견해가 확산된 여파로 풀이된다. 아울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일본은행 목표지인 2%를 꾸준히 웃돌았던 점도 배경 중 하나로 보인다. 일본은행은 물가가 2% 이상 안정적 오름세와 함께 임금이 상승할 경우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투자자들의 시선은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에 쏠린다. 일본은행이 지난해 7월 기준금리를 0.25%로 인상했을 당시 엔고 현상에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사태가 발생한 영향이다. 이는 같은 시기 글로벌 증시 폭락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우려를 일축하고 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7월 인상 사례에서는 엔화가 급격히 강세로 전환하자 엔캐리 트레이드 포지션을 가진 투자자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미국 증시에서 달러 자산 매도와 엔화 수요를 늘렸다”며 “이는 국내 증시에도 코스피 약세와 외국인 순매도를 야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엔캐리 트레이드의 급격한 청산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한다”라며 “일본은행의 12월 기준금리 인상은 시장에 반영됐고, 최근 엔화 약세는 금리차가 아닌 재정에 대한 우려다. 또 투기적인 엔화 포지션이 강하지 않고, 미국 경제 환경이 작년 대비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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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