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등 노동제도 격변에 기업들 긴장…73% “내년 노사관계 악화될 것”

노란봉투법 등 노동제도 격변에 기업들 긴장…73% “내년 노사관계 악화될 것”

기사승인 2025-12-21 16:46:17
국회노동포럼이 지난 9월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주최한 ‘노란봉투법 시행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토론회에서 경영계·노동계가 각각의 입장을 꺼내고 있다. 김건주 기자 

국내 기업 10곳 중 7곳은 내년 노사관계가 올해보다 한층 더 불안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노란봉투법 시행과 정년 연장,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 관련 제도 변화가 맞물리면서 노사 갈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1일 회원사 151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노사관계 전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72.9%는 내년도 노사관계가 올해보다 불안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비율은 202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노사관계 악화를 예상한 이유로는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노사 갈등 및 노동계 투쟁 증가’를 꼽은 응답이 83.6%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정년 연장, 근로시간 단축 등 노조 요구 다양화’라는 응답도 절반 이상(52.7%)을 차지했다.

내년 임금·단체협약에서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사안으로는 정년 연장이 49.7%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이 밖에 경영성과금 인상 및 임금성 인정(33.8%), 인력 충원(26.5%), 근로시간 단축(23.2%) 등이 뒤를 이었다. 반복적으로 논의되는 임금과 복리후생 항목은 이번 조사에서는 제외됐다.

내년 3월 시행을 앞둔 노란봉투법의 영향에 대해서도 기업들의 우려가 두드러졌다. 응답 기업의 64.2%는 원청 기업을 상대로 한 노동계 투쟁이 늘어나 산업 현장의 불안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58.3%는 교섭 대상 확대에 따라 협상과 분규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불법 파견 논란과 원청 대상 직접 고용 요구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39.7%)과 손해배상 책임 제한으로 불법 행위가 상시화될 수 있다는 지적(23.8%)도 나왔다.

반면 노란봉투법이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완화할 것이라고 기대한 응답은 3.3%에 그쳤고, 노사 간 대화가 활성화돼 분규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2.0%에 불과했다.

기업 경영에 가장 큰 부담을 줄 고용·노동 관련 제도로는 주 4.5일제 도입을 포함한 근로시간 단축이 73.5%로 가장 많이 꼽혔다. 법정 정년 연장 역시 70.2%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으며, 근로자 범위 확대(16.6%), 초기업 교섭 의무화(11.9%), 산업안전보건법상 작업중지권 강화(11.3%) 등이 뒤를 이었다.

장정우 경총 노사협력본부장은 “노사관계 불안을 전망한 비율이 2020년대 들어서 가장 높게 나타났는데, 노란봉투법 시행과 정년, 근로시간 등 제도 변화 논의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도 노사관계는 다양한 이슈가 예상되는 만큼 노사관계 안정을 위한 대화·협력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