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L 정점 찍고 돌아온 ‘카나비’ 서진혁…그가 그리는 ‘2026 한화생명’ [쿠키인터뷰]

LPL 정점 찍고 돌아온 ‘카나비’ 서진혁…그가 그리는 ‘2026 한화생명’ [쿠키인터뷰]

한화생명 정글러 ‘카나비’ 서진혁 인터뷰
LPL서 7시즌 간 맹활약…이번 이적시장서 LCK로 전격 복귀
“제우스, 뇌지컬도 좋아져…기대하는 선수는 구마유시”

기사승인 2025-12-23 06:00:11
‘카나비’ 서진혁이 18일 쿠키뉴스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김영건 기자

“부담보다 기대가 큽니다. 한국 팬들 앞에서 증명의 기회가 생겼잖아요. 2026년 한화생명에 기대가 큰 걸로 알고 있는데, 큰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카나비’ 서진혁이 오렌지 유니폼을 입고 LCK로 돌아왔다. LPL 탑 정글러였던 그는 이번 스토브리그 때 한화생명e스포츠로 전격 이적했다. 익숙한 중국을 떠나 한국으로 도전장을 내민 서진혁을 지난 18일 고양 한화생명 캠프원에서 만났다.

말 그대로 ‘금의환향’이다. 2019년 그리핀을 떠나 LPL로 향한 서진혁은 무려 7년간 최고의 정글러로 활약했다. 리그 우승 5회, MSI 우승(2023), 아시안게임 금메달(2023) 등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최상위 국제대회인 롤드컵에서도 4강 3회, 8강 1회 등 꾸준히 성과를 냈다. 정규시즌 MVP도 두 차례(2020 스프링·2025 스플릿2)나 받았다. 팀을 받쳐주는 게 아닌, 전면에 나서 팀을 이끌었기에 더 값진 결과였다.

그럼에도 서진혁은 이루지 못한 ‘롤드컵 우승’을 먼저 언급했다. 그는 2025시즌 탑e스포츠(TES) 소속으로 롤드컵에 나섰지만 4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그는 “(2025시즌) 외부적으로 봤을 땐, 롤드컵 4강, 스플릿1 우승 등으로 좋게 보일 수 있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 시즌이다. 롤드컵 우승을 목표로 모인 팀이라 더 그렇다”면서 “중간중간 플레이가 꼬이기도 했었다. 더 잘할 수 있었다. 4강 T1전이 가장 아쉽다”고 고개를 숙였다.

중국에서의 7년을 돌아본 서진혁은 “대체로 다 잘 풀렸다. 매 시즌마다 좋은 선수들 만나서 재밌게 경기했다. 그중에 뽑는다면 2023년 징동 게이밍(JDG) 때가 가장 즐거웠다”고 회상했다. 서진혁은 2023년 LPL 스프링·서머 2연패, MSI 우승으로 커리어 하이를 찍은 바 있다. 그러면서 “중국에서 롤드컵 우승하고 한국으로 오고 싶었다. 그렇게 하지 못해서 아쉽다. 한국에서는 꼭 롤드컵 우승을 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서진혁은 이번 이적시장에서 중국 잔류가 아닌 한국 이적을 택했다. 안주하지 않고 도전을 결심한 그는 “올해 이적시장 때 중국에 남을 수도 있었고, 한국으로 올 수도 있었다. 많은 고민 끝에 한화생명으로 왔다”며 “환경의 변화를 주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결국 발전을 위한 선택이었다. 서진혁은 “익숙한 LPL을 떠나 LCK라는 새로운 환경에 오면 더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LCK 특유의 운영법, 경기 스타일을 알아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첫 출발도 산뜻했다. 2026시즌 구도를 미리 볼 수 있는 2025 케스파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서진혁은 LCK의 스타일을 느꼈다고 말하며 “LCK는 시야적인 부분에서 LPL과 다르다. 그 점을 더 주의해야 한다. 한국은 웬만하면 시야를 밝히려는 방향성이다. 와드가 없다면 채워오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중국은 한 번 박은 와드로 싸움을 유도하는 느낌이다. LCK는 와드를 가지고 더 다양하게 이용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또 “LCK 정글은 턴을 딱 맞추는 것 같다. 오버턴을 쓰지 않는다”며 “LPL에서 뛸 때는 턴이 길더라도 좋은 각이라면, 일단 실행했다. LCK로 온 만큼 적절하게 맞춰가야겠다는 생각도 있다”고 했다.

‘카나비’ 서진혁이 18일 쿠키뉴스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김영건 기자

서진혁은 공격적인 플레이로 LPL을 호령했다. 다만 LPL과 성향이 다른 LCK에서 그만의 스타일이 통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플레이 스타일의 변화에 대해서는 “바꿔야 할 점이 있다면 당연히 수용하고 바꿀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제 스타일로 중국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저만의 장점이 있다고 본다. 팀원들과 합을 맞춰본 다음에 제 스타일을 재정립할 것”이라 짚었다.

서진혁이 한화생명을 택한 배경 중 하나는 뛰어난 팀 스쿼드다. “팀원 모두 뛰어난 선수들이라 한화생명 이적을 결정했다”고 밝힌 서진혁은 2023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합작했던 ‘제우스’ 최우제를 콕 찍으며 “피지컬은 언제나 뛰어난 선수다. 뇌지컬도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 이번에 같이 해보면서 똑똑한 선수가 됐다고 느꼈다. 2023년에는 말도 많지 않았고, 덜 똑똑한 느낌이 있었다. 지금은 스왑이 이뤄지는 운영 단계에서 콜을 많이 하더라. 생각도 깊어졌다”고 칭찬했다.

가장 기대하는 선수는 ‘구마유시’ 이민형이다. 서진혁은 “라인전이 뛰어나다. 한타 때 안정적인 선수”라 평가한 뒤 “T1에서 롤드컵 3연패를 했다. 잘하는 모습만 봤다. 같은 팀이 됐으니 잘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미소 지었다.

2026 아시안게임 출전에 대한 의지도 피력했다. 서진혁은 “아시안게임은 나라를 대표해서 나가는 거지 않나. 만약 또 기회를 준다면 영광일 것”이라며 “열심히 해서 한국의 2연패에 기여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이어 “2023년의 기억이 너무 좋다. 롤이라는 게임이 일로 느껴지는 시점이었는데, 그때는 잘하는 선수들과 함께해서 그런지 몰라도 ‘게임’처럼 느껴졌다. 다시 그 감정을 느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서진혁은 중국 데뷔 때부터 호흡을 맞췄던 ‘옴므’ 윤성영 감독과 한국에서도 함께하게 됐다. 6시즌째 동행이다. “항상 감사한 마음뿐”이라던 서진혁은 “중국에 처음 갔을 때 저는 팀 게임도 모르고 롤 자체를 잘 알지 못하는 선수였다. 감독님 덕분에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 감독님을 만난 게 제 입장에선 행운”이라 고마워했다.

목표를 묻자, 서진혁은 “요즘 대회 날만 기다리고 있다. 대회 경기가 너무 재밌다. 연차가 쌓이니 대회를 즐기게 된다”며 “모든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목표다. 꼭 우승할 수 있게끔, 열심히 하겠다”고 자신 있게 답했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김영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