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480선 ‘마지노선 돌파’…연고점 앞둔 1483.6원 마감

원·달러 환율, 1480선 ‘마지노선 돌파’…연고점 앞둔 1483.6원 마감

기사승인 2025-12-23 17:55:03
23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사실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1480원을 웃돈 상태로 연고점에 근접하고 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 주간거래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3.5원 오른 1483.6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4월9일 장중 기록된 연중 최고치인 1487.6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전날(1480.1원 마감)에 이어 이틀 연속 1480선 위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는 금융위기 시절인 지난 2009년 3월12일(1496.5원)와 13일(1483.5원) 이후 약 16년만의 일이다. 

이같은 상승세는 연말을 앞두고 수입업체 결제 수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여파로 해석된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수입업체들의 결제 기한이 연말에 몰려 있어 달러 실수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환율 지속 흐름에 따라 원·달러 환율 1500원 돌파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실시한 환변동 관련 중소기업 실태조사에서는 내년 원·환율 전망에 대해 상단 1500원 수준을 예상한 응답이 41.9%로 가장 많았다. 1500원 이상은 20.8%로 집계됐다. 

특히 정부의 환율 안정화 조치에도 고환율이 심화되는 점도 부정적인 전망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정부는 연기금 환헤지, 기업과 개인 수급 대책, 외환 건전성부담금 면제, 외화지준부리 실시 등 전방위적 대응에 나섰으나 원·달러 환율 상승 흐름에 유의미한 변화를 주지 못하고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의 환헤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과 한국은행 간 외환스와프 및 환헤지 연장 등은 현물환 매입 수요 흡수, 외환시장 안정화 기여 효과가 있다”면서 “해당 조치가 실제 단행될 경우 환율 상승 효과를 일부 억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추가로 나올 수 있는 당국의 조치가 제한적인 가운데, 이제 시장은 1500원을 눈앞에 두고 국민연금의 환헤지 단행 여부와 그 강도에 기대를 거는 형국”이라며 “다만 대외 재료와 원화가 디커플링된 가운데 투자를 고려한 대내 수급은 꾸준히 달러 매수 우위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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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