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로보틱스 지분 9477억원 매각…SK실트론 인수 자금 확보

두산, 로보틱스 지분 9477억원 매각…SK실트론 인수 자금 확보

기사승인 2025-12-24 10:33:10

두산그룹이 두산로보틱스 지분 일부를 매각해 SK실트론 인수를 위한 실탄을 확충한다.

(주)두산 이사회는 두산로보틱스 보통 주식 1170만주를 기초자산으로 주가수익스왑(PRS, 장외파생상품거래)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전날(23일) 공시했다.

처분금액은 총 9477억원(주당 8만1000원)이며, 처분 예정일은 2026년 2월27일이다. 이번 지분 매각이 성사되면 (주)두산의 두산로보틱스 지분율은 기존 약 68%에서 50.06%로 줄어들게 된다.

이번 PRS는 두산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SK실트론 인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두산 측은 이번 공시에서 처분 목적을 ‘M&A 투자 재원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이라고 밝혔다.

앞서 17일 SK그룹은 공시를 통해 SK실트론 지분(70.6%)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두산을 선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반도체 웨이퍼 전문 제조기업인 SK실트론은 12인치 웨이퍼 기준 글로벌 톱티어의 국내 유일 웨이퍼 제조사다. 

반도체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두산그룹은 앞서 반도체 테스트 기업인 ‘두산테스나’ 인수와, 자회사 ‘엔지온’을 토대로 후공정 분야 초석을 다졌다. SK실트론 인수에 성공하면 반도체 제조의 기초가 되는 웨이퍼 생산(전공정) 라인까지 확보해 밸류체인을 완성할 수 있다.

두산그룹은 앞서 상반기에도 두산로보틱스와 두산에너빌리티 지분을 담보로 약 1조원 규모 현금을 확보한 바 있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주)두산의 현금·현금성 자산(별도 재무제표 기준)은 1조2171억원으로, 이번 지분 매각까지 완료되면 2조1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SK실트론의 기업가치는 4~5조원대로 추산되고 있지만, 두산이 지분 100%가 아닌 70.6%를 인수할 예정이어서 실제 인수 가격은 3조원 안팎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