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해저터널 청탁 의혹 겨눈 경찰…통일교 핵심 인사 줄소환

한일 해저터널 청탁 의혹 겨눈 경찰…통일교 핵심 인사 줄소환

기사승인 2025-12-29 10:04:35
한학자 통일교 총재. 유희태 기자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교단 핵심 인사들을 잇따라 소환해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찰청 특별전담수사팀은 28일, 통일교 한학자 총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원주씨와 한일 해저터널 청탁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박모씨를 차례로 불러 조사했다.

정씨는 이날 오전 10시쯤부터 약 12시간 동안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조사를 마치고 오후 10시14분쯤 경찰청사를 나온 정씨는 혐의 인정 여부나 금품 전달 관여 여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귀가했다.

정씨는 통일교 최상위 행정조직인 천무원 부원장 등을 지내며 교단 자금을 총괄해 온 인물로, 교단 내 ‘2인자’로 불린다. 그는 지난 18일 참고인 신분으로 한 차례 출석 조사받은 뒤 피의자로 전환됐다.

경찰은 정씨가 2018~2020년 무렵 통일교 측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임종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에게 금품을 전달하는 과정에 관여했거나 이를 인지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특히 금품 전달 과정에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현안 해결을 위한 청탁이 있었는지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오전 10시30분쯤에는 천주평화연합(UPF) 전 부산지회장이자 한일 해저터널 연구회 이사인 박모씨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돼 약 9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박씨 역시 조사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박씨는 통일교 5지구에서 활동하며 한일 해저터널 사업 추진을 위해 지역 정치인들과 접촉해 온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전 전 장관을 만나 한 총재의 자서전을 전달하고 함께 사진을 촬영한 인물로도 거론된다.

한 총재에 대한 ‘TM(참어머니·True Mother) 특별보고 문건’에는 박씨가 2018년 오거돈 전 부산시장 등 지역 정치권 인사들과 간담회를 열어 한일 해저터널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교 5지구는 같은 해 지부장과 간부들이 일본을 방문해 통일교의 이른바 ‘정교유착’ 모델을 학습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곳이기도 하다.

경찰은 박씨를 상대로 교단 차원의 지시 여부와 전 전 장관 등 정치권 인사 접촉 경위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에는 이모 전 통일교 한국회장과 교단 자금 관리에 관여한 인물 1명도 참고인으로 조사했다.

경찰은 핵심 관계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전 전 장관의 재소환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전 전 장관에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경우, 이달 말 공소시효가 완성될 수 있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