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수 1억 겨우 넘긴 2025 극장가…기대작 포진한 2026, 관계자 전망은

관객수 1억 겨우 넘긴 2025 극장가…기대작 포진한 2026, 관계자 전망은

기사승인 2026-01-01 06:00:09
‘주토피아2’,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CJ ENM 제공

애니메이션의 강세, 천만 영화 제로, 연 1억 관객 사수. 2025년 극장가 요약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은 관객 568만9436명, 342만9671명을 각각 동원했다. 이는 지난해 박스오피스 2위, 6위에 해당되는 수치다. 같은 해 12월28일 기준 누적 관객수 747만9835명을 기록해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주토피아2’ 역시 애니메이션 영화다. 

그러나 천만 영화는 끝내 나오지 못했다. 최고 기대작이었던 봉준호 감독의 ‘미키17’,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는 가까스로 10위권에 들었다. 이 여파로 팬데믹 이후 처음 1억 관객을 달성하지 못한다는 위기감이 조성되기도 했으나, 새해가 목전이었던 12월21일 겨우 목표치를 채웠다. ‘주토피아2’와 ‘아바타: 불과 재’의 흥행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는 점에서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성과다.

2025년 박스오피스 순위.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캡처 

‘완패’라고 단언하기에는 영화관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힌트를 발견한 해이기도 했다. 비주류로 취급받던 일본 애니메이션, 블록버스터가 아닌 ‘좀비딸’의 선전은 대중의 관람 기준이 다각화됐음을 시사한다. 감독·제작사·투자 규모 등 이름값이 흥행을 담보하는 시대는 끝났다는 의미다. 같은 맥락에서 독립영화 ‘세계의 주인’의 약진도 눈에 띈다. 관계자 A 씨는 “전반적으로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탄탄한 스토리와 연출력을 갖춘 ‘볼 만한 영화’가 있다면 관객은 극장을 찾는다”고 덧붙였다.

또한 멀티플렉스 3사가 특별관 강화에 집중한 결과, 영화관은 ‘관람’이 아닌 ‘체험’ 공간으로 재정의됐다. 특히 ‘F1 더 무비’, ‘아바타: 불과 재’,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등 잇따른 블록버스터 개봉에 관객의 인식 변화는 탄력을 받은 모양새다. 아티스트 콘텐츠, 스포츠 중계 등 콘텐츠 확대, 뜨개상영회, ‘반딧불만없음’ 상영관 등 공간 활용 변주 역시 궤를 함께한다. 관계자 B 씨는 “기술관을 통한 관객 경험 확장으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와의 차별점이 명확해졌다. 극장이 영화를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임을 알리는 새로운 시도도 지속됐다”고 돌아봤다.

‘휴민트’, ‘행복의 나라로’. NEW,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년에도 이러한 분위기는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극장 관계자 다수는 올해 특수관 중심의 프리미엄 관람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작년보다 다양한 작품들이 개봉을 준비하고 있어 관객 유입에 대한 기대감도 비교적 크다는 전언이다. ‘왕과 사는 남자’, ‘휴민트’, ‘부활남’, ‘군체’, ‘호프’, ‘국제시장2’, ‘타짜: 벨제붑의 노래’, ‘행복의 나라로’ 등 국내 영화부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 ‘어벤져스: 둠스데이’,‘듄: 파트3’, ‘오디세이’, ‘토이스토리4’ 등 해외 영화까지 확실히 탄탄한 라인업이다.

다만 이 같은 텐트폴 영화의 성패에 따라 업계 내 긴장감이 고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예측이 따른다. 관계자 C 씨는 “주요 배급사의 킬러 콘텐츠들이 포진해 있는 만큼 흥행 타율 견인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는 매출을 넘어 차기 라인업을 확보하는 지렛대가 되어 투자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는 데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점쳤다.

올해 영화산업의 핵심 과제로는 콘텐츠 제작 기반 확충과 투자·제작·배급사의 협력이 꼽힌다. 무엇보다 개성 있는 ‘중예산 영화’ 부활을 꾀해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A 씨는 “제작 편수가 늘어나고 신인 감독·배우들이 많이 배출돼 산업이 활발해지면 좋겠다”고 밝혔고, D 씨는 “한국영화들의 BEP(손익분기점) 달성 비율이 점차 올라가는 추세다. ‘허리급 영화’에 대한 투자 유치가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B 씨는 “정부 지원 및 관련 제도화가 절실하다”고 피력했다.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심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