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브라운아이드소울(나얼, 영준, 정엽)이 지난달 24~25일, 27일, 31일 6년 만의 콘서트 ‘소울 트라이시클’(SOUL Tricycle)를 개최했다. 장소는 고척스카이돔, 추가 회차를 포함한 4회 공연 전석이 매진됐다. 화려한 귀환이다. 당사자도 얼떨떨한 모양이었다. 나얼은 같은 달 27일 3회차 공연에서 “저희가 여기에서 공연하는 건 마지막이지 않겠나. 다시 채우기는 힘들 것 같다”며 감격했다. 그러나 그의 말에 선뜻 고개를 끄덕일 수 없었다. 사람을 홀리는 나얼의 음색, 세 멤버의 하모니 그리고 관객 6만명(1~4회차)으로 꽉 찬 고척돔은 이들의 공백이 무색할 만큼 넓어 보이지 않았다.
‘오랜 시간 나를 지켜준 / 당신께 말할 수 있죠 / 그대 항상 나 고마워요 / 수많았던 그대 외로운 날들 / 이제는 함께할게요’ 오프닝곡은 ‘마이 에브리싱’(My Everything)이었다. 오랜만에 팬들에게 건네는 인사였다. 세 멤버의 실루엣이 나타나자 환호하던 관객들은 무반주로 노래가 시작되자 곧바로 이들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여기에 풍성한 밴드사운드, 오로라를 연상시키는 레이저 연출이 더해지자 몽환적인 분위기가 공연장을 휘감았다. 이어 ‘러브 발라드’(Love Ballad)가 흘러나왔다. 동시에 화면은 보랏빛 화면으로 물들었고 무대 상단 조명 빛이 별똥별처럼 위에서 아래로 흘렀다. 주최 측에서 제공한 LED 밴드도 곡 무드에 맞게 발광해 장관을 이뤘다. 영준은 “핸드폰 불빛만 봐도 뭉클했는데 많은 불빛이 반겨주니까 좋다”며 웃었다.
공연 첫날 이들의 라이브 실력을 두고 평이 엇갈렸으나 이튿날부터 부정적인 감상은 사그라들었다. 이날 역시 나얼 특유의 고음부 표현, 화려한 애드리브 모두 듣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정엽은 “처음에는 이 공간이 익숙하지 않았다. 소리도 그렇고. 3일째는 제일 좋은 컨디션으로 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6년 만에 이렇게 설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이 순간만큼은 저희 새 타이틀처럼 ‘우리들의 순간’이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나얼은 “고척돔에서 한다고 할 때 걱정을 많이 했다. 너무 오랜만인데 이렇게 될 줄 몰랐다”고 털어놨다.
‘어쩌면 너는 이렇게도’, ‘네버 포겟’(Never Forget)까지 완창하고선 여유를 찾은 듯 너스레를 쏟아냈다. 영준은 콘서트에 참석한 방송인 장도연을 언급하며 “보시다가 답답하면 사회를 봐달라”고 하는가 하면, 평소 말수가 적기로 유명한 나얼마저 “세 번째라서 익숙해져서 그런지 (공연장이) 작아 보인다”는 농을 쳤다. 정엽은 “정해진 멘트가 없어서 당황스러우실 거다. 저랑 영준이는 특히 웃기는 걸 좋아한다. 그런데 곡은 분위기 있는 발라드풍이다. 관객분들이 감정을 잡기에 웃긴지 아니면 지루함을 달래게 되는지 모르겠다”며 유쾌한 입담을 뽐냈다.
‘해주길’, ‘바람인가요’, ‘라이트’(Right), ‘그대의 밤, 나의 아침’, ‘익숙한 얘기’까지 황홀한 라이브는 계속됐다. 무대 효과도 눈에 띄었다. ‘그대의 밤, 나의 아침’ 때 돔 상부는 레이저 별이 수놓은 밤하늘로 바뀌어 탄성을 자아냈고, ‘익숙한 얘기’에서는 수많은 핀조명을 활용해 눈 내리는 풍경을 펼쳐냈다. 백미는 ‘비켜줄께’였다. 세 사람의 섬세한 화음은 짜릿한 쾌감을 선사하고, 브라스 리듬에 맞춰 일제히 점멸하는 레이저와 조명은 몰입도를 최고조에 이르게 했다. ‘브라운 시티’(Brown City), ‘셉템버’(September), ‘필리 러브 송’(Philly Love Song), ‘이즌트 쉬 러블리’(Isn’t She Lovely) 등 흥겨운 노래들로 구성한 메들리 무대에서는 턴테이블 모양 돌출 스테이지로 자리를 옮겨 환기에 나섰다. ‘러브 스캣’ 싱어롱 타임에서는 떼창을 유도하며 열기를 더했다.
후반부 세트리스트는 ‘블로잉 마이 마인드’(Blowin’ My Mind), ‘이 밤 우리는’, ‘비코즈 오브 유’(Because of You), ‘정말 사랑했을까’로 채웠다. 앙코르는 ‘우리들의 순간’, ‘얼웨이즈 비 데어’(Always Be There), ‘엔드 오브 더 로드’(End of the Road), ‘포 유어 러브’(For Your Love), ‘마이 스토리’(My Story)로 꾸몄다. 마지막 곡까지 이들의 라이브와 합은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어 그간 길었던 휴식을 잊게 했다.
정엽은 팬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중압감이 컸고 마음이 무거웠다. 그런데 시작하자마자 여러분의 함성을 듣고 표정을 보니 열심히 준비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여러분이 없었다면 브라운아이드소울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영준과 나얼도 거듭 관객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나얼은 “많은 일이 있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그는 성대결절로 2년간 노래하지 못했고, 작년 에는 멤버 성훈이 탈퇴해 팀 구성에 변화가 있었다. 그는 “열심히 준비는 했지만 기대도 안 했다. 그런데 이런 곳에서 공연을 하게 될 줄 몰랐다. 다 여러분 덕분이다. 여기 오신 귀한 분들 올 한 해 고생 많으셨다”며 진심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