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환 필수, 위기는 곧 기회”…재계 신년사로 본 2026 산업 전략 지도

“AI 전환 필수, 위기는 곧 기회”…재계 신년사로 본 2026 산업 전략 지도

- 철강, 반도체 등 업종 막론하고 AX 거듭 강조
- “지난해 이어 올해 국내외 업황도 어려울 것…대비해야”
- ‘불확실성의 일상화’…신중함 속 끊임없는 혁신의 자세 강조

기사승인 2026-01-02 16:48:57 업데이트 2026-01-02 16:50:36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각 사 제공 

‘붉은 말의 해’ 병오년(丙午年)을 맞아 산업계 주요 기업 수장들이 신년사를 통해 강조한 핵심 역량은 ‘AI 전환(AX)’을 기반으로 한 미래성장동력 확보였다. 통상환경과 국내 업황이 올해도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는 맥락도 공통된 특징이었다.

새해를 맞아 재계 및 산업계에선 주요 기업 수장들의 신년사가 연이어 발표됐다. 2일 신년사를 발표한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기술이 기업 경쟁력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자리 잡는 가운데, AX를 비롯한 산업 패러다임 전환에 적기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회장은 “제조 현장에서는 Intelligent Factory를 확산해 인당 생산성을 제고하고, 고위험 수작업 개소에 로봇을 활용한 무인화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기술에 토대를 둔 안전하고 쾌적한 일터를 구현해 나가야 한다”며 “사무 분야에서는 AI를 통해 보다 깊이 있는 통찰에 집중함으로써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반응하며 창의적 성과 창출을 할 수 있도록 업무 환경을 새롭게 조성하고 AI Literacy도 향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신년사를 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역시 “결국 AI, 방산 등 핵심 사업 분야에서 미래를 좌우할 원천기술을 보유해야 경쟁을 뚫고 50년, 100년 영속적으로 앞서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전 세계 전역에 걸쳐 있는 한화의 사업영역과 AI의 접목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AI로 신년사를 작성하는 과정을 임직원에게 소개하며 “부가가치가 낮은 업무는 AI를 활용해 신속히 처리하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업무에 역량을 집중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러한 AI 중심의 혁신 기반이 관리, 영업, 생산, R&D 등 전 영역에 스며들 수 있도록 임직원은 물론 특히 리더들이 앞장서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앞서 1일 신년사를 발표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AI라는 거대한 변화의 바람을 타고 글로벌 시장의 거친 파도를 거침없이 헤쳐 나가자”고 밝혔으며,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도 “‘AI 기반 경쟁력’을 갖춘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은 머지않아 완전히 다른 선상에 있게 될 것”이라며 “전사적 역량을 모아서 AX 추진을 가속화하자”고 강조했다.

그룹의 AX를 주도해서 이끌어 온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새해를 ‘AI 비즈니스 임팩트’를 본격적으로 가시화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며, 그간 각 현장에서 진행해 온 AI  활용 시도를 구체적인 사업 혁신과 수익 창출로 연결해 성과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각 사 제공 

국내외 업황 불안 올해도…“위기는 곧 기회, 기업 특장점 살릴 때”

지난해 통상 환경과 국내 산업계 업황이 녹록지 않았던 만큼, 올해엔 위기를 기회로 바꿔나가야 한다는 수장들의 의지도 드러났다.

박정원 회장은 올해 통상 갈등, 무역 장벽, 지정학적 분쟁, 주요국 정책 변화 등 리스크가 여전한 가운데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이를 ‘불확실성의 일상화’라고 진단했다. 이어 “AI가 경제 전반에 미칠 파급 또한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불확실성 속에서도 시대를 관통하는 확실한 성공 방정식은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는 사실”이라고 당부했다.

최태원 회장은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SK그룹은 더 멀리, 더 빠르게 달릴 수 있는 단단한 기초체력을 다시 회복하고 있다”며 그룹 차원에서 진행 중인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과 운영개선(O/I, Operation Improvement)을 강조했다. 이러한 기반과 AI를 중심으로 “다가오는 파도를 헤쳐 나가는 승풍파랑(乘風破浪)의 도전에 나서자”고 밝혔다.

장인화 회장은 지난해를 회상하며 “참으로 험난한 한 해였다”고 밝혔다. 철강업은 미국의 50% 관세 유지, 중국산 공급 과잉, 건설경기 침체 등 악재를 거듭하며 지난해 가장 부진한 업종 중 하나였다.

장 회장은 “하지만, 우리는 불확실한 대내외 여건과 산업구조의 대전환 속에서도 ‘2 Core’ 사업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틀을 만들어 냈다”며 “전 세계의 모두가 겪는 위기는 누군가에게는 기회이기 때문에, 우리만의 강점을 살려 새로운 법칙을 만들어 간다면 포스코그룹에 제2, 제3의 전성기가 펼쳐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장 회장은 지난해 안전사고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그룹이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여섯 가지 과제 중 가장 첫 번째로 ‘안전경영’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방산, 조선, 우주항공 등 글로벌 산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한화그룹도 빠르게 변화하는 통상 환경 속에서 신중하고도 확실한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해 성과에 대해 칭찬하면서도, “이런 때일수록 안주하지 말고 미래 선도기술 확보 등 혁신의 고삐를 죄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사업 규모가 확대되면서 많은 관심을 받는 지금 멀리 내다보며 시류에 휩쓸리지 않는 신중함, 그리고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는 집중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전력시장 호황, 국내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건설, AI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 등 호재와 맞물려 있는 구자은 회장 역시 “새로운 사업 기회가 창출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미국의 대외정책이 급변하고 고환율·고물가 기조가 지속되면서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처럼 복합적 상황일수록 우리는 냉철한 판단과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신중론을 펼쳤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