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권한대행, 美에 협력 제안…“존중 기반 관계 원해”

베네수엘라 권한대행, 美에 협력 제안…“존중 기반 관계 원해”

트럼프, 표적경고 후 ‘저항→유화’ 극적 전환

기사승인 2026-01-05 20:00:19

델시 로드리게스(왼쪽에서 세번째) 대통령 권한대행이 마두로 대통령 체포 직후 열린 비상 내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에 체포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대신해 국정을 이끌고 있는 델시 로드리게스 대통령 권한대행이 공개적으로 미국에 협력을 요청했다. 강경 기조를 유지해온 기존 태도에서의 급격한 입장 전환으로 평가된다.

4일(현지시간)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은 인스타그램에 ‘베네수엘라가 세계에, 그리고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라는 제목의 영어 성명을 올리고 “미국이 국제법 틀 안에서 베네수엘라와 공동 발전을 위한 협력 의제를 중심으로 협력하길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는 “베네수엘라는 평화와 공존에 대한 약속을 재확인한다”며 “존중과 국제 공조 속에서 외부 위협 없이 살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께, 우리 국민과 지역은 전쟁이 아닌 평화와 대화를 누릴 자격이 있다”며 “이는 마두로 대통령의 메시지이자 베네수엘라 국민 전체의 뜻”이라고 말했다.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은 “주권 평등과 내정 불간섭을 전제로 미국과 상호 존중의 관계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은 마두로 대통령 체포 이후 ‘항전’ 의지를 밝히며 미국의 개입에 반대해왔다. 그는 비상 내각회의에서 “우리의 유일한 대통령은 마두로”라며 석방을 촉구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운영’ 발언에도 “그 어떤 나라의 식민지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당시 비상 내각회의는 정부가 선포한 ‘외란 비상사태’ 체제 속에서 마두로 석방을 위한 전략과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후 별도의 석방위원회도 구성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로드리게스가 옳은 일을 하지 않으면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한 이후,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이 유화 메시지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해석된다.

AP통신은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이 주말 내 강경 발언을 쏟아낸 직후 협력 의사를 밝히며 어조를 급변시켰다”며 “인스타그램에 영어로 게재된 성명은 베네수엘라 내부 기류가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전했다.
임성영 기자
rssy0202@kukinews.com
임성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