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지방공항들이 해외 노선 확대와 중장거리 노선 유치에 속도를 내며 지역 거점 공항으로서 경쟁력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노선 다변화를 통해 이용객 선택의 폭과 지역 항공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이를 뒷받침할 공항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도 동시에 제기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김해‧대구‧청주공항을 중심으로 지방공항의 국제선 노선 확장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김해공항은 중동과 유럽, 중앙아시아를 잇는 노선을 중심으로 중장거리 노선 확대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부산시는 중동 노선 신규 취항과 유럽 노선 개설 가능성을 놓고 항공사, 관계 기관과 협의를 진행 중이며, 중앙아시아 직항 노선도 추가로 거론되고 있다. 동남권 지역의 외국인 근로자와 유학생 수요, 장거리 이동 수요가 일정 수준 존재한다는 점이 노선 확대 논의의 배경으로 꼽힌다.
남창희 전 한국공항공사 김해공항장은 “중장거리 노선을 확대해 김해공항이 공항을 넘어 동남권 국제 관문 공항과 글로벌 허브 공항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청주공항은 중국‧일본‧동남아 노선을 중심으로 신규 취항과 증편을 확대하며 국제선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 같은 노선 다변화에 힘입어 지난해 국제선 이용객 수는 170만명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공항공사 항공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청주공항의 국제선 이용객은 172만4549명으로, 전년 대비 약 17.4% 증가했다.
이용객 증가 흐름에 맞춰 충북도는 공항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광역 교통망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천안~오송~청주공항 복선전철 노선과 동탄~진천~청주공항~오송역을 잇는 중부권 GTX(JTX)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으며, 정부대전청사와 세종, 오송역, 청주 도심을 거쳐 청주공항을 연결하는 총연장 64.4km의 충청권 광역급행철도(CTX)는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해 추진 단계에 들어섰다.
대구공항 역시 해외 직항 노선 확대를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대구시는 항공사에 대한 재정 지원 범위를 넓히고 예산을 증액해 신규 노선 개설과 기존 노선 증편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편성한 항공사 지원 예산만 8억5000만원으로, 이는 지난해 대비 약 63% 늘어난 수준이다.
나웅진 대구시 신공항건설단장은 “대구공항은 지역의 중요한 교통 허브로, 지역 경제와 관광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항공‧관광업계와 협력해 해외 직항노선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노선 확대 움직임과 달리 공항 인프라는 이를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해공항의 경우 국제선 이용객 증가에도 터미널 혼잡, 주차 공간 부족, 보안‧출입국 인력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 실제 국제선 수하물 평균 대기 시간은 약 7분50초로, 주요 거점공항 중 가장 길었으며, 주차 수용 규모도 5300여대에 그쳤다. 보안 검색 인력 역시 260여명 수준에 머물러 있다.
청주공항도 국제선 이용객 증가로 연간 이용객 수가 공항의 처리 능력을 이미 넘어선 상황이다. 청주공항의 연간 수용 능력은 약 430만명 수준으로, 최근 이용객 수는 이를 상회하며 시설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노선 확대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못하면 이용객 불편과 운영 부담이 동시에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방공항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기 위해서는 노선 확대와 함께 인프라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지방공항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노선 확대뿐 아니라 노선의 다양성과 연계성,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 등이 함께 확보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공항 접근 교통망과 편의시설, 인력 여건 등이 전반적으로 미흡한 상황”이라며 “인력 충원과 터미널‧주차시설 확충 등 기본 인프라에 대한 중장기 지원이 병행돼야 지방공항의 지속 가능한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