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불꽃 튀는 경쟁…전선업계, 에너지고속도로 선점 위한 행보 가속

연초부터 불꽃 튀는 경쟁…전선업계, 에너지고속도로 선점 위한 행보 가속

- LS전선, 한전과 HVDC 케이블 모니터링 기술 ‘맞손’
- 대한전선, 美서 1000억 규모 ‘풀 턴키’ 수주 확보
-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의 해…연초부터 입지 경쟁 확대

기사승인 2026-01-10 06:00:06
대한전선이 미국 현지에서 케이블 포설을 진행하고 있다. 대한전선 제공 

전선 양대 기업 LS전선과 대한전선이 연초부터 시장 내 저변 확대를 위한 경쟁을 가속하고 있다. 특히 올 상반기 조(兆)단위 국가사업인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1단계 입찰이 예고돼 있어 기관 및 시장의 신뢰도 제고에 나서는 모습이다.

10일 전선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한국전력과 ‘케이블 상태판정 기술(SFL-R) 사업화 및 글로벌 시장 공동 진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LS전선이 운영 중인 지중·해저 케이블 자산관리 플랫폼에, 한전의 ‘SFL-R(Smart Fault Locator-Real Time)’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다. SFL-R은 실시간 전류 모니터링과 노이즈 제거 기법을 활용해 케이블 고장 시 99% 이상의 정확도로 사고 위치를 탐지하는 한전의 자체 기술이다.

한전의 해당 기술은 이미 제주 HVDC(초고압직류송전), 북당진-고덕 HVDC 등 주요 전력망에 적용돼 운영 중이다. 특히 LS전선은 이번 계약을 토대로 올해 사업이 본격화되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에 해당 협력 모델이 적용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관련 사업을 주관하는 공기업과 선제적으로 협업해 새로운 모델을 창출해냄으로써 대체 불가한 입지를 쌓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대한전선은 새해 초부터 약 1000억원의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미국 법인인 T.E.USA를 통해 미 캘리포니아주 남부 리버사이드(Riverside) 지역에 230kV급 신규 송전선로를 구축할 예정이다.

대한전선은 이번 수주 과정에서 ‘풀 턴키(Full Turn-Key)’ 방식을 강조했다. 풀 턴키는 설계부터 생산, 포설, 접속, 시험, 시운전까지 전 과정을 일괄 수행하는 방식으로, 고도의 엔지니어링 역량과 프로젝트 관리 능력 등이 요구된다. 미국에서의 수주 활동은 물론, 전(全) 과정에 걸쳐 보유한 고도의 기술력을 강조함으로써 복합적인 능력이 요구되는 국가사업 곳곳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6에서 열린 ‘LS전선-한전, HVDC 자산관리시스템 공동 사업 계약 체결식’에서 구본규 LS전선 대표(왼쪽)와 김동철 한국전력 대표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LS전선 제공 

양사는 AI 데이터센터발 전력 수요 급증, 노후된 전력 인프라 교체 등 훈풍에 따라 2~3년 전부터 수주 잔고를 늘려 왔다. 지난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생산능력(캐파)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LS전선은 오는 2028년 양산을 목표로 총 7000억원을 들여 미국 버지니아주에 해저케이블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지난해 7월 준공한 강원도 동해시 해저케이블 공장 내 5동을 풀가동하며 HVDC 캐파를 4배 이상 확대했다. 대한전선 역시 충남 당진에 640kV(킬로볼트)급 HVDC 및 400kV급 HVAC(초고압교류송전) 해저케이블을 생산할 수 있는 해저케이블 2공장 착공식을 진행, 건설 중이다.

양사의 이러한 공격적인 행보는 추후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 진행 과정에서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전력망 확충 사업인 ‘서해안 HVDC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은 호남권 재생에너지를 HVDC 해저케이블을 통해 수도권으로 송전하는 약 11조원 규모의 국가 인프라 사업으로, 2030년 완공 목표를 달성하려면 산술적으로 올 상반기 내 발주가 이뤄져야 한다. 특히 총 3단계 중 첫 번째 발주인 만큼, 주도권을 잡기 위해 연초부터 경쟁이 활성화하는 모습이다.

공공 발주 과정에서 정량평가에 속할 양사의 지난해 실적 또한 안정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전선의 지난해 4분기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매출 9504억원, 영업이익 37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9%, 72.9% 증가한 수치다. 

이를 포함한 연간 예상 매출액은 3조5000억원대로, 지난해 매출(3조282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며,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0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비상장사인 LS전선의 지난해 4분기 전망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3%, 7.8% 증가한 5조7200억원, 2458억원을 기록해 4분기에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수주잔고 역시 6조60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원 이상의 외형 성장을 이뤘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