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사고 후속 조치로 시행된 KT의 위약금 면제 기간이 5일 남은 가운데, 누적 이탈 고객 수가 15만명을 넘어섰다. 경쟁사들이 대규모 보조금 등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자 이탈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KT의 위약금 면제가 시작된 지난달 31일부터 전날까지 누적 이탈 고객은 15만4851명으로 집계됐으며, 이 중 74.3%가 SK텔레콤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하루 동안 KT를 떠난 고객은 2만4252명으로 이중 1만5701명이 SK텔레콤으로 이동했고, LG유플러스로 옮긴 고객은 5027명, 알뜰폰은 3524명으로 확인됐다.
KT는 오는 13일까지 위약금 면제 기간을 운영한다. 이번 면제 기간은 총 14일로, 지난해 해킹 사고 당시 열흘간 위약금 면제를 시행했던 SK텔레콤보다 4일 더 길다. 업계에서는 KT의 이탈 고객 수가 당시 SK텔레콤의 이탈 규모였던 약 16만6000명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동일한 위약금 면제 기간 기준으로는 KT의 이탈 속도가 더 가파르지만, SK텔레콤은 위약금 면제 이전부터 이탈이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였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해 4월 해킹 사고 이후 이탈 고객이 지속적으로 누적되며 7월 중순까지 약 80만명이 회사를 떠났고, 이 과정에서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이 사상 처음 40% 아래로 내려갔다.
이에 SK텔레콤은 KT의 위약금 면제가 시작된 31일을 기점으로 고액 보조금 정책을 본격화했다.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2일 기준 10만9000원짜리 5G 프리미엄 요금제 가입 고객에게 최대 100만원 안팎의 보조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대규모 보조금 등을 제공하고 있어 고객들이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알뜰폰에서도 대부분이 SK텔레콤으로 향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KT도 고객 유지를 위해 기기변경 부분에 신경을 쓰고 있으나 이는 통계에 잡히지 않는 부분”이라며 “KT가 SK텔레콤 수준 이상으로 보조금을 풀지 않는 이상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KT가 보조금 확대를 선택하더라도 휴대전화 물량 확보가 발목을 잡고 있다. 통신 3사의 보조금 경쟁이 격화되면서 일부 판매점에서는 이미 휴대전화 재고가 소진된 상태다. 이는 SK텔레콤뿐 아니라 통신 3사 모두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로 알려졌다.
여기에 제조사 역시 메모리 반도체 가격 인상으로 인해 기존 모델의 재생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가 갤럭시 S26 시리즈 출시를 앞두고 있는 점도 공급 여건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KT도 최근 공시지원금 적용 기준 요금제를 기존 10만원대에서 6만1000원으로 대폭 낮췄다. 또 2월부터 고객에게 6개월 동안 매월 100GB의 추가 데이터를 제공하고 OTT 이용권 제공, 멤버십 할인 등 고객 보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업계에서는 위약금 면제 종료 이후 KT가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가능성을 점치고 있지만, KT 측은 “현재로서는 추가적인 혜택 마련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