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알만, #OD”
최근 SNS에서 수면유도제·해열진통제·코감기약 등을 권장량의 3배 이상 한 번에 복용하는, 이른바 OD(Overdose·과다복용)를 인증하는 게시물이 늘고 있다. 의약품 과다복용을 인증하는 이용자 대부분이 청소년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약품 사용 교육을 강화하고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X(구 트위터)에는 하루에도 여러 건의 의약품 과다복용을 인증하는 게시물이 올라온다. 우울증을 호소하거나 가출 청소년임을 밝힌 계정들이 힘든 현실을 잊기 위해 수면유도제나 감기약을 20알 이상 복용했다는 글을 게시하고 있다. 권장량을 크게 초과하는 약을 먹은 이들은 이후 다른 게시물을 통해 응급실에서 눈을 떴거나, 기억을 잃은 뒤 대로변에서 깨어난 경험 등을 후기로 남기고 있다.
의약품 과다복용을 시도하는 이들은 주로 병원 인근 약국가를 돌며 수면유도제 등을 구매하고 있다. 약사들은 의약품 오남용 우려로 1일 권장량만 판매하고 있지만, 다른 약국에서의 구매 사실을 숨긴 채 약국가를 돌며 같은 제품을 구입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 과다복용 문제를 막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경기도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약사 A씨는 “약국을 찾은 어린 방문객이 창백한 얼굴로 수면유도제나 코감기약을 대량으로 구매할 수 있는지 묻는 경우가 있다”며 “한 번에 1일 분량만 판매할 수 있다고 안내하면 소량을 구매한 뒤 다른 약국으로 향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약국들끼리 청소년으로 보이는 방문객이 오남용 우려가 있는 의약품을 찾을 경우 소량만 판매하기로 하고 있지만, 이를 제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약사들은 청소년들의 의약품 과다복용이 일시적인 건강 문제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신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과다복용한 의약품이 위와 간 등 여러 장기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고, 약물 내성을 높여 성인이 된 이후 건강 관리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다.
서울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약사 B씨는 “청소년이 약을 과다복용하면 어지러움이나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간 손상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성인이 된 이후에도 과거 약물 과다복용 이력이 있는 경우 다른 질병으로 수술을 받을 때 치료 선택지가 좁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의 의약품 과다복용을 막기 위해 의약품 안전교육을 강화하고, SNS에서 과다복용을 인증하는 게시물의 확산을 차단할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 차원에서 학교 밖 청소년이나 가출 청소년을 대상으로 의약품 안전교육과 정신 상담 등을 제공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약사 A씨는 “의약품을 용도에 맞게 복용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안전교육이 필요하다”며 “교육과 함께 의약품 과다복용이 또래 문화로 확산되지 않도록 SNS 규제 등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의약품 과다복용 문제는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거나 사회적으로 소외된 청소년에게서 주로 나타난다”며 “이들이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