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리그 ‘디펜딩 챔피언’ 영림프라임창호가 한옥마을 전주와 ‘3위 싸움’에서 승리하면서 단독 3위 고지를 밟았다.
영림프라임창호는 11일 밤 10시40분 막을 내린 2025-202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0라운드 4경기에서 전주에 세트스코어 3-1 승리를 거뒀다. 공동 3위 대결에서 승리한 영림프라임창호는 단독 3위로 올라섰다. 영림프라임창호는 6승4패, 개인승패차 +3을 기록하면서 2위 고려아연을 바짝 추격했고, 전주는 5승5패 개인승패차 +2를 기록하면서 4위로 한 계단 내려갔다.
선제점은 영림프라임창호 3지명 송지훈 선수의 몫이었다. 1국에서 전주 2지명 안정기를 상대한 송지훈은 중반 승부처에서 냉정한 판단력을 바탕으로 승기를 가져오면서 기선을 제압하는 귀중한 승점을 올렸다.
이어진 승부는 바둑리그 10라운드 최고 빅매치였다. 전주가 주장 변상일을 출격시켰고, 영림프라임창호는 중국 구리 9단 이후 오랜만에 등장한 ‘30대 메이저 세계 타이틀 홀더’ 당이페이 카드를 꺼내들었다. 당이페이는 지난해 10월 란커배 결승에서 신진서 9단을 꺾고 정상에 오른 세계 최정상급 기사다. 변상일 역시 커제와 ‘사석룰 파동’ 끝에 LG배 우승을 차지한 강자다.
당이페이(영림프라임창호)와 변상일(전주)이 격돌한 2국은 ‘1분 15초 피셔(시간누적)’라는 바둑리그 시간제가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명승부였다. 중반 어려운 국면에서 약 10수 가까이 이른바 ‘인공지능 블루 스팟(추천수)’ 행진을 이어간 두 기사는 시종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좌상귀 패싸움이 진행되는 가운데 승기를 잡은 건 당이페이 쪽이었지만, 중앙에서 ‘육참골단’의 팻감을 사용한 변상일이 단 한 번의 역전 기회를 잡았다. 당이페이가 패를 해소한 시점에서 중앙 백 돌에 붙여가는 맥점을 찾아냈다면 승부는 변상일의 승리가 유력했지만 초읽기에 몰린 상황에서 이 수를 놓쳤고, 이후 미세한 승부가 이어졌지만 바둑은 당이페이 승리로 막을 내렸다.
영림프라임창호가 2-0 리드를 잡았다. 3국부터는 전주는 오더 전략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이 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3국에선 전주가 자랑하는 ‘특급 용병’ 양딩신이 출격해 영림프라임창호 2지명 박민규를 잡고 1-2로 추격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어진 4국에서 영림프라임창호 주장 강동윤이 ‘입단 동기’ 박진솔을 꺾고 세트스코어 3-1로 승부를 마무리했다.
승리 직후 영림프라임창호 주장 강동윤 9단은 “중요한 승부에서 이겨서 기쁘다”면서 “지난 라운드에 패한 것도 있었고, 전주팀 선수들에게 상대 전적이 좋지 않아서 4국에 출전한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강동윤 9단은 지난 5~9라운드에서 무려 다섯 번 연속으로 1국에 출전한 바 있다.
영림프라임창호는 이번 시즌 ‘승리 공식’을 2개 갖고 있다. 1국을 이기면 반드시 승리하는 것과 주장 강동윤이 이기면 승리하는 공식이 10라운드까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강동윤 승리 공식’에 대해 이날 처음 알았다는 강동윤 9단은 “주장이니까 제가 이기면 팀이 이긴다는 건 좋은 기록인 것 같아서 제가 열심히 해보겠다”면서 “다음 라운드에도 개인적으로는 1국에 출전하는 쪽이 컨디션 조절 측면에서도 좋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기선을 제압한 송지훈 선수는 승자 인터뷰에서 “중요한 경기라고 생각했고 이겨서 기쁘다”면서 “승세를 굳힌 이후 후반에 흔들렸던 부분은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복기했다. 최근 성적이 좋아진 점에 대한 비결로는 “실력적으로 강해서 성적이 좋아진 건 아닌 것 같다”면서 “바둑을 누구보다 더 좋아하는 게 비결이라면 비결”이라며 웃었다.
끝으로 영림프라임창호 주장 강동윤 선수는 “포스트시즌 진출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면서 “1등이 무리라면 최소 2등은 목표로 해보겠다”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바둑리그는 오는 15일 정관장-고려아연, 16일 원익-합천, 17일 전주-영암, 18일 GS칼텍스-영림프라임창호 11라운드 대결로 이어진다.
2025-2026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오는 2월까지 8개 팀이 더블리그 방식으로 총 14라운드 56경기를 치른다. 정규리그 상위 4개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우승 상금 2억5000만원을 놓고 최종 대결을 펼친다. 매 경기 5판 3선승제로 진행하며, 시간제는 피셔(시간누적) 방식으로 기본 1분에 추가시간 15초로 진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