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의존 줄이는 셀러들…한진, ‘이커머스 물류’ 키우는 배경은

플랫폼 의존 줄이는 셀러들…한진, ‘이커머스 물류’ 키우는 배경은

‘원클릭 풀필먼트 서비스’ 소상공인 맞춤 출고‧배송 원스톱으로
샐러 플랫폼 의존도 분산하려는 수요 흡수…이커머스 물류 경쟁력 강화
“소상공인 샐러‧인플루언서 등 차세대 커머스를 물류 인프라와 연결”

기사승인 2026-01-13 11:00:05

최근 쿠팡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일부 이커머스 셀러들 사이에서는 물류·배송을 특정 플랫폼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 자체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판매 채널은 다양해졌지만, 물류만큼은 여전히 플랫폼에 묶여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진은 소상공인을 겨냥한 ‘원클릭 풀필먼트 서비스’를 앞세워 플랫폼 의존을 낮출 수 있는 대안적 물류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은 기존 소상공인 맞춤형 물류 솔루션인 ‘원클릭 서비스’를 고도화해, 상품 보관부터 출고·배송까지 일괄 처리하는 원클릭 풀필먼트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였다.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성장률이 한 자릿수로 둔화된 상황에서, 쿠팡이 로켓배송을 앞세워 택배 시장 내 영향력을 빠르게 키워온 만큼, 이커머스 물류 영역에서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최근 쿠팡을 둘러싼 대내외 이슈가 잇따르면서 셀러들 사이에서는 물류·배송 구조를 분산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단일 플랫폼에 주문·배송·고객 경험이 동시에 종속될 경우, 정책 변화나 비용 구조 조정 시 리스크가 고스란히 셀러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분위기가 한진의 원클릭과 같은 플랫폼 비종속형 이커머스 물류 서비스에 대한 수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진의 사업 구조 역시 이 같은 전략과 맞닿아 있다. 한진의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별도 기준 매출에서 택배사업 비중은 57.2%로 가장 크고, 물류사업(22.9%), 글로벌사업(11.2%)이 뒤를 잇는다. 원클릭 서비스를 중심으로 이커머스 특화 택배를 확대하는 것은 택배 중심의 사업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단순 물량 경쟁에서 벗어나 셀러 운영 전반에 관여하는 서비스 경쟁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려는 시도로 읽힌다. 지난 2019년 출시된 원클릭 서비스는 소상공인과 1인 셀러를 중심으로 이용자가 늘며, 2024년 기준 가입자 수 9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원클릭 풀필먼트는 셀러의 물량 관리, 출고, 배송 등 핵심 운영 루틴이 한진의 시스템에 연동되는 구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셀러 입장에서는 건별 택배 이용을 넘어, 사업 운영의 상당 부분을 물류 파트너에 맡기게 되고, 한진은 셀러를 장기적인 고정 거래처로 확보하는 ‘락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에 이커머스 수요를 안정적으로 흡수해, 물량 증가에 따른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진 관계자는 “원클릭 풀필먼트는 소규모 물량부터 글로벌 배송까지 판매자의 모든 성장 단계에 맞춰 최고의 물류 효율을 제공할 것”이라며 “소상공인들이 복잡한 물류 업무에서 벗어나 상품 개발과 마케팅에만 전념하며 독자적인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지속적으로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시내 한 건물 앞에서 택배 차량이 배송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다빈 기자

이커머스 셀러 입장에서도 원클릭 서비스를 통해 대형 화주가 계약물류(CL)를 이용하며 누려온 물류 효율성을 상당 부분 구현할 수 있다. 한 박스 수준의 소규모 물량도 창고 입고부터 출고까지 일괄 처리가 가능해, 주문 처리와 배송을 원스톱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풀필먼트 서비스를 통해 패키징과 창고 집화 과정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다. 

해당 풀필먼트 서비스는 서울 구로 풀필먼트센터를 거점으로 운영된다. 이번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직출고 체계’가 구축되면서 주문과 동시에 상품이 물류 공정에 투입돼 출고 대기 시간도 크게 줄어든다. 서울 권역에서는 당일 수령이 가능한 ‘오늘배송’ 서비스도 활용할 수 있다. 

한진은 향후 개별 브랜드 셀러와 인플루언서 등 차세대 커머스 주체를 자사 물류 인프라와 연결하는 전략을 이어갈 방침이다. 조현민 한진 사장은 지난달 열린 한진의 파트너사 동반 행사 ‘언박싱데이’에서 “브랜드는 좋은 제품을 만들고, 인플루언서는 진정성 있게 알리며, 한진은 전 세계 물류 인프라로 그 경험을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물류와 콘텐츠, 판매 전략이 결합된 통합 솔루션 구상을 밝혔다. 

이커머스 특화 물류 분야에서는 원클릭 서비스를 지속 확대하는 한편, 인플루언서 커머스에 특화된 ‘원스타 서비스’도 고도화할 계획이다. 원스타 서비스는 라이브커머스 등 단기간에 트래픽이 집중되는 판매 패턴에 맞춰 물류 효율을 극대화한 인플루언서 전용 풀필먼트 배송 솔루션이다. 한진은 향후 ‘원스타 매칭’까지 서비스를 확장해, 인플루언서와 제조 브랜드 간 협업 기회를 연결하는 역할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택배사 입장에서는 물량 예측이 중요한데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주문 패턴을 보다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으면 소량 물량이라도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다”며 “이커머스나 인플루언서 셀러의 경우 성수기 변동성이 큰 편이라 이러한 구조가 자리 잡으면 셀러와 택배사 모두 성수기 리스크를 일정 부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다빈 기자
dabin132@kukinews.com
이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