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 1국을 내준 신민준 9단이 2국에서 반격을 노린다. 신 9단은
신민준 9단은 하루 전인 12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제30회 LG배 결승3번기 1국에서 일본 이치리키 료 9단에게 259수 만에 백으로 불계패했다.
초반부터 치열한 접전을 벌인 두 기사의 대국은 신민준 9단(백)이 하변 타개에 성공하며 한 발 앞서 나갔다. 중반 신민준 9단은 상변 전투에서 흑대마를 몰아가며 우세한 국면을 유지했으나, 172수가 실착이었다. 기회를 잡은 이치리키 료 9단(흑)이 좌변 입구자 묘수(185수)를 터뜨리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시종일관 우세했던 국면에서 긴박한 패싸움으로 국면이 요동치자 초읽기에 몰린 신민준 9단에게서 치명적인 실수가 나왔다. 이치리키 료 9단이 팻감을 사용해 중앙 요석을 잡으면서 결국 형세는 역전되고 말았다. 이후 중앙을 삭감하는 과정에서 조금 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형세였으나, 신 9단이 상대 진영의 경계선을 다소 넓게 굳혀주면서 역전 기회가 사라졌다. 미세한 끝내기 승부가 이어졌으나 격차를 좁히지 못한 신민준 9단이 투석하면서 1국이 끝났다.
국후 1국을 승리한 이치리키 료 9단은 “초반부터 좋지 않았고, 중반 상변에서는 많이 힘든 형세였는데, 패를 통해 중앙 석 점을 잡고 나서는 역전했다고 생각했다”면서 “1국을 승리했지만 내용 면에서는 좋지 않았기 때문에, 2국에서는 더 좋은 바둑을 둘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신민준 9단은 결승1국 돌가리기 결과 백을 잡았다. 돌가리기에서 백을 쥔 이치리키 료 9단이 백돌 한 움큼을 바둑판에 올렸고, 신민준 9단은 흑돌 1개를 올렸다. 이치리키 료 9단이 올린 백돌은 15개였고, 홀수를 맞힌 신민준 9단이 ‘흑백 선택권’을 활용해 백번을 골랐다. LG배는 돌가리기를 맞힌 쪽에게 흑백 선택권을 주는 유일한 세계대회다.
이에 따라 결승2국에선 신민준 9단이 흑번으로 설욕에 나선다. 인공지능 등장 이후 흑보다 백이 더 편하다는 것이 프로기사들의 중론이지만, 세계대회 결승전 등 큰 승부에서는 의외로 흑번 승률이 높다. 신 9단이 1국 패배의 아픔을 빨리 잊고 2국을 잘 준비한다면 아직 기회는 있다.
한편 신민준 9단과 이치리키 료 9단의 상대 전적은 신 9단 기준 2전 2패가 됐다. LG배 결승전 이전에는 지난 2020년 삼성화재배 본선 16강전에서 한 차례 겨뤄 이치리키 료 9단이 승리한 바 있다. 이후 신민준 9단은 2021년 LG배로 첫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을 이뤘고, 이치리키 료 9단은 2024년 ‘바둑 올림픽’ 응씨배 정상을 밟으면서 체급을 키웠다.
LG배 결승에서 한국과 일본의 맞대결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대결인 1998년 2회 대회에서 유창혁 9단이 왕리청 9단과 접전 끝에 2-3으로 패하며 우승컵을 넘겨준 바 있다. 그동안 한국은 29번의 결승 중 20번 결승에 올라 14회 우승을 차지했고, 일본은 세 차례 결승에 올라 왕리청 9단(2회)과 장쉬 9단(9회)이 정상에 오른 바 있다. 두 기사 모두 일본기원에 적을 두고 있지만 중화타이베이 출신으로, 순수 일본 출신 우승자는 아직 탄생하지 않았다.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LG배 조선일보 기왕전은 우승자의 연패(連霸)를 허용하지 않는 대회로 유명하다. 전성기 시절 최다 우승 기록(1·3·5·8회)을 보유한 이창호 9단과 현 세계 최강자 신진서 9단(24·26·28회)도 연속 우승에는 실패했다. 우승자가 차기 대회 결승에 오른 기록도 30년간 단 두 번(이세돌 12회 우승·13회 준우승, 쿵제 14회 우승·15회 준우승)밖에 없다. 지난 대회 챔피언 변상일 9단도 이번 대회 4강전에서 탈락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신민준 9단과 이치리키 료 9단이 펼치는 한·일 결승전 모든 경기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치러진다. 2국은 하루 휴식 후 14일 열리며, 1승1패 시 3국은 15일에 열릴 예정이다. 한편 14일에는 유창혁 9단과 한해원 3단의 공개해설이 오후 2시 국립중앙박물관 교육관 1층 대강당에서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제30회 LG배 우승 상금은 3억원, 준우승 상금은 1억원이다. 시간제는 각자 3시간, 40초 초읽기 5회로 진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