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퇴사자도 희망퇴직 처리?’…현대차證 직원들 ‘분통’

‘자발적 퇴사자도 희망퇴직 처리?’…현대차證 직원들 ‘분통’

희망퇴직 기준 놓고 내부 ‘사기저하’ 논란
지난해 실적 악화에 채권 중개 조직 ‘반토막’
업계 “그룹 ‘경력 재설계’ 기조에 편승…비용 절감 이어질 듯”

기사승인 2026-01-26 15:49:52 업데이트 2026-01-26 17:20:46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현대차증권. 현대차증권 제공.

현대차증권 내부에서 희망퇴직 처리 기준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번 결정이 그룹 차원에서 파견된 인사 주도로 이뤄졌다는 불만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채권 부문 실적 부진을 이유로 대규모 인력 감축까지 있었던 만큼 내부 분위기는 더욱 뒤숭숭해진 모습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은 최근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과정에서 개인적 사유로 퇴사를 검토하던 일부 직원들까지 희망퇴직 대상에 포함해 위로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퇴직 기준 놓고 내부 ‘사기저하’ 논란

통상 희망퇴직은 경영상 이유로 인위적인 감원이 필요할 때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자발적 신청을 받는 제도다. 때문에 현대차증권 내부에선 “이미 개인 사정으로 회사를 떠나기로 한 인원에게까지 거액의 위로금을 얹어주는 것은 남은 직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남아 있는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일이다”라는 불만도 나온다.

더불어 이같은 결정을 내리는 임원들이 현대차그룹에서 파견된 인사들이라는 점에 대한 불만도 폭증하는 모습이다. 한 현대차 직원은 직장인 익명 게시판인 블라인드를 통해 “보직자 중 자발적 퇴사자도 수년치 연봉을 기준으로 희망퇴직 처리해줬다는 얘기를 들었다. 친분이 있으면 가능한 것이냐”고 반문하며 “감사팀을 비롯해 그룹에서 내려온 인사들이 회사를 엉망으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직장인 익명 게시판인 블라인드에 현대차증권 직원이 올린 글. 블라인드 화면 캡처  

실적 악화에 채권 중개 조직 ‘반토막’

앞서 현대차증권은 실적 및 리스크 관리 대응을 위해 연이은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 지난해 말 채권사업실 조직을 재편해 여러 개 팀으로 운영하던 채권 중개 조직을 소수 체제로 통합했다. 채권사업실 산하 조직을 절반 수준으로 축소하고, 관련 인력도 약 40명에서 20명 안팎으로 줄였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시장 금리 급등으로 채권 운용 손실이 확대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부담까지 겹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데 따른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채권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중소형 증권사 채권부서가 흉흉하긴 하지만 현대차증권의 경우 갑작스럽게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채권 중개와 IB 부문에 의존해 성장해온 현대차증권이 수익성이 낮은 부문을 정리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고육지책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채권사업실 개편은 채권중개에 편중된 채권사업실 업무를 중개, 운용으로 다각화하고 중개업무 일원화로 효율성 제고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업계 “그룹 ‘경력 재설계’ 기조에 편승…비용 절감 이어질 듯”

현대차증권의 이같은 행보는 현대차그룹 전체 인사 흐름과도 맞물린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 주요 계열사는 만 5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경력 재설계 프로그램(Re-start)’을 시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경력 재설계 프로그램’은 만 5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정년까지 남은 기간을 기준으로 최대 3년치 안팎의 연봉을 위로금으로 지급하는 구조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명칭과 달리 사실상 상시 희망퇴직에 가까운 제도로 보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인력 고령화와 미래 모빌리티 전환에 대응해 인적 쇄신에 나선 가운데 증권 계열사인 현대차증권도 인력 효율화 기조에 발을 맞추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해당 프로그램에 대해 “직원들의 커리어 전환과 제2의 직장 생활을 돕기 위한 지원 제도”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생산적 금융 이슈로 증권업 전반에 대한 관심이 커졌지만, 현대차증권은 그룹 내 역할과 위치를 고려하면 보다 보수적인 인력 운용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회사”라며 “당분간 비용 절감을 위한 효율화 작업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증권 측은 이와 관련해 “그룹 경력 재설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면서도 “희망퇴직은 조건에 맞춰 이루어지고 있으며 최근 증시 활황에도 중소형사들은 오히려 수익이 줄면서 직원들의 상대적 박탈감 등이 이런 식으로 표출되는 것으로 보인”는 입장이다.

한편 현대차증권은 최근 기업금융(IB)부문에 대한 컨설팅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성영 기자
rssy0202@kukinews.com
임성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