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인수·합병(M&A) 시장이 연초 들어 다시 들썩이는 모습이다. 예별손해보험(옛 MG손해보험)을 비롯해 KDB생명과 롯데손해보험 등 잠재 매물을 대상으로 업계 안팎에서 시장 반응을 살피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가 지난 23일 마감한 예별손보 공개매각 예비입찰에 3곳이 참여했다. 미국계 사모펀드 JC플라워와 하나금융지주,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보는 지난해 9월 MG손보를 가교보험사 체제로 전환한 뒤 구조조정과 조직 재편을 거쳐 지난달 15일 매각 절차에 착수했다. 이번 주 중 예비 인수자(숏리스트)를 선정해 약 5주간의 실사 기회를 부여할 계획이다. 실사 이후 본입찰 단계에 복수의 원매자가 참여할 경우 매각 절차는 정상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반면 본입찰 참여가 없을 경우, 예보는 당초 계획대로 5개 손해보험사에 계약을 이전하는 방안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현재 예별손보의 비용 구조는 MG손보 시절과 비교해 상당 부분 개선됐다는 평가다. 출범 과정에서 기존 인력의 절반가량만을 승계했고, 급여 수준도 종전 대비 90~95%로 조정하면서 연간 300억원 이상의 인건비 절감 효과를 확보했다.
이번 인수전에 나선 후보들은 이전부터 보험사 인수에 관심을 보여온 곳들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증권을 중심으로 캐피탈·자산운용·신탁·저축은행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지만 보험사는 보유하고 있지 않다.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안정적인 현금흐름 확보 차원에서 보험사 인수를 지속적으로 검토해 왔다. 지난해 BNP파리바카디프생명과 롯데손해보험 실사에 나섰고, 올해는 예별손보와 KDB생명 인수전에 참여했다. 이 회사 측 관계자는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보험사 인수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시장에 나와 있는 여러 매물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미 보험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2002년 하나생명보험 지분을 인수하며 생명보험업에 진출했고, 2020년에는 하나손해보험(옛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해 손해보험업까지 확보했다. 여기에 2023년 KDB생명 인수전에 참여한 전례를 감안하면 보험 사업 확대에 대한 의지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다. JC플라워는 2023년 ABL생명 매각 과정에서 매각주관사 크레디트스위스가 진행한 예비입찰에 참여한 이력이 있다. 국내 금융사 매물이 나올 때마다 꾸준히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예별손보 매각의 성패가 예보의 자금 지원 규모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많다. 부실 금융회사인 예별손보에는 최소 1조원 이상의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실사를 통해 입찰자들이 예별손보의 보험 계약 가치를 평가하게 되고, 이 결과에 따라 각 입찰자가 제시하는 부담 금액과 예보의 지원 규모가 달라질 것”이라며 “예보는 이미 인력 감축 등 자체적인 비용 절감 노력을 상당 부분 진행해 온 만큼, 추가적인 외부 자금 투입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클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어 “결국 매각의 최종 성사 여부는 예보가 어느 수준까지 자금 지원에 나설지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KDB생명과 롯데손해보험 등 다른 매물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KDB생명은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적극적인 매각 의지를 바탕으로 다시 한 번 매각에 나선다. 2010년 인수 이후 여러 차례 매각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고, 이번이 일곱 번째 도전이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말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재무구조를 선제적으로 정비했고, 잠재 인수자들과의 시장 접촉도 상시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은 한때 2~3조원대 몸값이 거론되며 보험업계 ‘최대어’로 꼽혔지만,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현재는 상시 매각 체제로 전환된 상태다.
일각에서는 보험사 인수·합병이 실제로 성사될지를 두고 여전히 신중론도 적지 않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산업에서는 신규 진입이 쉽지 않아 보험사를 새로 설립해 키우기보다 기존 보험사를 인수해 사업을 확장하는 전략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매물로 나오는 보험사 상당수가 적잖은 부실을 안고 있어 인수 이후에도 추가적인 구조조정과 자본 투입이 필요하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