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은 “무역 합의 자화자찬 잉크도 마르기 전에 뒤통수를 맞았다”며 정부 외교·통상 라인의 대응을 강하게 질타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미국 측이 한미 무역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는데, 이를 국회에 제출하지 못하겠다고 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공개되면 국익이 침해될 사안이라면, 그 자체가 정부가 국회와 국민을 속이고 있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입법부가 ‘승인(approve)’하지 않았다고 언급한 점을 들어 “왜 국회 비준 동의를 하지 않았느냐는 취지로 읽힌다”며 비준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태호 의원도 “정부가 미국과 핫라인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왜 이 지경까지 왔는지 장관이 설명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기현 의원은 김민석 총리의 방미 성과로 거론됐던 ‘핫라인 구축’을 정면으로 문제 삼았다. 그는 “핫라인이 아니라 ‘핫바지 라인’, 아니면 ‘노라인’ 수준”이라며 “국민 세금을 들여 총리가 미국에 왜 갔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또 총리의 정치적 발언을 거론하며 “방미가 국익이 아니라 개인 정치 행보를 위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날을 세웠다.
이 같은 공세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재인상 예고가 김 총리 귀국 하루 만에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거세졌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미국 측 서한은 13일 수령해 14일 청와대와 총리실에 보고됐다”며 “총리는 해당 내용을 인지한 상태에서 방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야당은 이를 두고 “위험 신호를 알고도 실질적 대응을 하지 못한 것 아니냐”고 공세를 이어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변칙성’을 강조하며 국회 차원의 책임 있는 대응을 주문했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전례를 찾기 힘든 미국 대통령의 변주에 대응하려면 정부의 외교 스킬뿐 아니라 여야의 지혜가 필요하다”며 “비준 프레임에 매달리기보다 대미투자특별법을 신속히 심사·처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한미 합의가 법적 구속력이 없는 양해각서(MOU) 형식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EU나 일본도 같은 방식으로 합의했고 비준 절차를 밟지 않았다”며 “비준을 고집하는 것은 한국 외교·경제의 기민성을 떨어뜨리는 발목잡기”라고 반박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용한 ‘enact(입법)’라는 표현 역시 “비준이 아니라 실행을 의미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현 장관도 이에 동의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표현은 ‘빨리 실행해 달라’는 취지로 이해한다”며 “국회 비준이 없어서 관세 재인상 입장을 밝힌 것은 아닌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과 달리 한국과 잘 협의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메시지도 발신했다”고 덧붙였다.
외통위에서는 정부 대응의 미흡함을 지적하는 목소리와 함께 해법을 둘러싼 여야 간 시각차가 분명히 드러났다. 여당은 대미투자특별법의 조속한 처리를, 야당은 한미 무역 합의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를 각각 주장하며 팽팽히 맞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재인상 가능성이 한미 통상 관계의 새로운 불확실성으로 떠오른 가운데, 국회가 어떤 방식으로 후속 대응에 나설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