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승장에서 하락에 베팅했다가 쓴맛을 본 개인 투자자가 속출한 가운데 이번엔 ‘천스닥’에 사활을 거는 개미들이 급증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코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역대 최대 규모로 쓸어 담으며 전방위 매수에 나선 모습이다. 다만 레버리지 상품으로 자금이 쏠리는 ‘몰빵 베팅’을 두고는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코스닥 레버리지ETF 수익률 상위 싹쓸이
28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최근 1주일(1월 21~28일) 수익률 상위 1~5위는 모두 코스닥 지수를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형 상품이 차지했다. 수익률은 54~55%대로 엇비슷하다. △KIWOOM 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가 55.4%로 가장 많이 올랐고, △RISE 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가 55.1%로 뒤를 이었다. 이어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54.6%) △HANARO 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54.5%) △TIGER 코스닥150레버리지(54.5%) 순이었다.
코스닥 지수가 급등하자 투자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코스닥 레버리지 상품 투자를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금융투자협회 사전교육 사이트는 전날 접속자가 몰리며 한때 마비되기도 했다. 코스피 5000 랠리에서 소외감을 느꼈던 개인들이 코스닥 강세장에서 만회하려는 ‘포모(FOMO·놓칠까 두려움)’ 심리가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는 해석이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지수가 1% 오를 때 2%의 수익을 내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기초지수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기 위해 코스닥150 선물 등 파생상품에 투자한다. 상승장에서는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지수가 하락할 때는 손실도 2배로 커지는 고위험·고수익 구조다. 특히 지수가 등락을 반복하는 박스권에서는 ‘복리 효과의 역설’로 인해 지수는 제자리여도 원금이 깎이는 구조적 특성이 있다.
코스닥 1000선을 돌파한 지난 26일부터 사흘간 개인들은 코스닥 관련 ETF를 무서운 기세로 쓸어 담았다. 특히 KODEX 코스닥150은 지난 26일 하루에만 5952억원의 개인 순매수가 유입되며, 국내 ETF 시장 24년 역사상 ‘일일 역대 최대 매수’ 기록을 갈아치웠다. 사흘간 누적 순매수 규모는 1조6934억원에 달한다.
이외에도 개인은 같은 기간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9326억원) △TIGER 코스닥150(3819억원) △TIGER 코스닥150레버리지(786억원) 등을 대규모로 사들였다. 사실상 코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대표 ETF와 레버리지 상품에 개인 자금이 집중적으로 쏠린 셈이다.
“곱버스 실패 만회”... 방향성 몰빵 ‘주의보’
연초 이후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 효과 등에 힘입어 코스닥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해 왔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센터장은 “정부 주도의 모태펀드와 국민성장펀드 자금이 인공지능(AI), 바이오, 반도체 등 신성장 산업을 중심으로 집행될 예정”이라며 “코스피 대비 괴리가 커진 코스닥에는 기회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의 코스닥 급등과 개인의 투자 방식이 지나치게 ‘방향성’에 쏠려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불과 얼마 전까지 코스피 4000~5000 구간에서 KODEX 200선물인버스2X(곱버스)에 매달리다 큰 손실을 본 행태가 코스닥 시장에서는 ‘레버리지 몰빵’으로 형태만 바꿔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코스닥 ETF 매수세는 합리적 판단을 넘어선 ‘묻지마 투자’ 성격이 짙다”며 “특히 새롭게 시장에 들어온 투자자들의 경우 종목에 대한 학습이 없는 상태에서 바스켓으로 담는 지수 추종 ETF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오해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코스닥 지수가 연일 급등하며 단기 과열 양상을 보이는 만큼, 추격 매수나 신규 매수 시 변동성 위험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레버리지 ETF는 현물 주식뿐만 아니라 코스닥150 선물 등 파생상품을 섞어 운용하기 때문에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예상보다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며 “특히 박스권 장세엔 투자 원금이 녹아내리는 ‘음의 복리 효과’가 발생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7%(50.93포인트) 오른 1133.52에 거래를 마쳤다. 닷새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