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포럼 “SK하이닉스, 12조 자사주 소각 환영…ADR 상장·이사회 쇄신 필요”

거버넌스포럼 “SK하이닉스, 12조 자사주 소각 환영…ADR 상장·이사회 쇄신 필요”

“배당 정책 매우 실망…주주환원 제고 필요”
“美AI법인 설립, 대규모 투자 계획 우려”

기사승인 2026-01-29 13:05:55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연합뉴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SK하이닉스의 12조원대 자사주 소각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미국 증시 상장을 위한 추가 자사주 매입과 이사회 독립성 강화를 강하게 요구했다. 온라인 투자자들을 겨냥해 자본배치 원칙 공개와 대규모 투자에 대한 이사회 통제도 함께 주문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29일 논평을 내고 “SK하이닉스가 전날 공시한 12조2000억원(발행주식 수의 2.1%)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환영한다”면서도 “이사회가 독립적이고 자본배치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있었다면 작년에 진작 결의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조치를 계기로 미국 증시 상장, 이사회 구조 개편, 자본배치 원칙 정립까지 포함한 근본적인 밸류업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당 정책 매우 실망…주주환원 제고 필요”

SK하이닉스는 전날 이사회에서 기취득 자기주식 보통주 1530만주(전체 발행주식의 2.1%)를 소각하고, 2025년 회계연도 기준으로 주당 3000원(총 2조1000억원) 현금 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시장 일각에서 기대했던 ‘자사주 활용 ADR 상장 카드’는 이번 결정에 포함되지 않았다.

포럼은 “빠른 시일 내 자사주를 다시 매입해 이를 근거로 ADR 상장에 나서라”며 “전체 발행주식 수의 10~15%를 취득해 일부는 소각하고 대부분은 미국에 상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미국에 상장하는 ADR 규모가 200억~300억달러는 돼야 유동성이 확보되고 글로벌 ETF 편입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결산 배당으로 연간 기준 주당 배당금은 3000원, 배당수익률은 약 0.35%, 배당성향은 5% 수준에 그친다. 포럼은 이를 두고 “매우 실망스럽다”면서 “이사회의 핵심 임무가 자본배치인데 현금창출력에 비해 주주환원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포럼은 CLSA증권 전망을 인용해 “SK하이닉스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은 각각 129조원, 160조원에 달할 것”이라며 “같은 기간 설비투자를 32조원, 36조원씩 집행해도 잉여현금흐름이 각각 92조원, 116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경우 올해 말 115조원, 내년 말 225조원 수준의 현금이 쌓일 수 있는 만큼, 남는 현금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적극적으로 돌려달라는 게 포럼의 요구다.​

“美 AI법인 설립, 대규모 투자 계획 우려”

포럼은 SK하이닉스 이사회 구성이 교수·김앤장 출신에 편향돼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이사회는 사내이사 4명(기타비상무이사 2명 포함), 사외이사 5명으로 짜여 있으며, 사외이사 5명 중 3명은 교수, 2명은 전·현직 김앤장 출신으로 “5명 중 1명을 제외하곤 비즈니스 경험이 전무하다”는 비판이다.​

포럼은 “미국 빅테크나 대만 TSMC처럼 사내이사를 1명(곽노정 대표) 수준으로 축소하고, 나머지 자리는 자본시장 및 거버넌스 전문가인 독립이사로 채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이사회를 그룹 영향력에서 독립시키고, 모든 의사결정을 ‘총주주의 이익 보호와 공평한 대우’라는 개정 상법 취지에 맞게 투명하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포럼은 SK그룹의 과거 공격적 투자와 파이낸셜 스토리 전략을 거론하며, 미국 인공지능(AI) 법인 설립과 대규모 투자 계획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특히 “10조원 규모로 시작하는 미국 AI 자회사 투자가 향후 SK하이닉스 추가 출자 등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고, 국내 금융당국 감독에서도 벗어나 리스크 관리와 투명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포럼은 “최소한 규모가 큰 프로젝트는 SK하이닉스 이사회의 정식 심의와 승인을 거치게 해 주주 감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며 “돈이 갑자기 많아졌을 때 엉뚱한 의사결정을 막는 게 이사회의 존재 이유”라고 강조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제공.
임성영 기자
rssy0202@kukinews.com
임성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