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매출에도 이익은 ‘뚝’…현대차·기아, 수익성 회복 돌파구는

역대 최대 매출에도 이익은 ‘뚝’…현대차·기아, 수익성 회복 돌파구는

현대차·기아, 합산 매출 300조원 돌파 ‘사상 최초’
반면 영업이익 23.6% 급감…美 자동차 관세 여파
자율주행·AI 등 대규모 투자 통한 경쟁력 강화 속도

기사승인 2026-01-30 17:39:55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미국발 관세 충격으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올해 역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불확실한 관세 정책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양사의 수익성 방어 전략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3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해 합산 매출은 총 300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고부가가치 차종 비중 확대와 우호적인 환율 등이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회사별로 보면 현대차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413만8389대를 판매했다. 전년 대비 판매량은 소폭 감소했지만,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하이브리드(HEV) 라인업을 앞세워 연간 판매 100만대를 처음으로 돌파하며 매출 확대를 견인했다. 같은 기간 기아는 313만5803대를 판매하며, 1962년 자동차 판매를 시작한 이래 사상 최대 연간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속적인 믹스 개선 노력과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통한 판매 전략의 유연성으로 매출이 목표치를 웃도는 성장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양사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은 20조5060억원으로, 전년 대비 23.6% 급감했다. 대미 관세 부담이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양사의 합산 관세 부담은 지난 한 해만 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현대차는 4조1000억원, 기아는 3조930억원의 관세 비용을 부담했다.

업계는 올해 역시 관세 여파로 어려운 경영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불확실한 관세 정책이 업계 전반의 수익성에 추가적인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의 대미 수출 비중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세로 인한 타격은 불가피하다”며 “특히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기습적인 관세 재인상 발언으로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은 더욱 커진 상태”라고 말했다.

이달 초 열린 CES 2026 현대차그룹 전시관에서 아틀라스가 자동차 부품을 옮기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이처럼 대미 관세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현대차와 기아는 수익성 회복을 위한 전략 실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여건 속에서도 총 17조800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수익성 회복과 중장기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올해 △연구개발(R&D) 7조4000억원 △설비투자(CAPEX) 9조원 △전략투자 1조4000억원을 투입해 하이브리드(HEV)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등 친환경차 개발을 확대하고, 자율주행·인공지능(AI) 기반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전환을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투자 기조를 바탕으로 현대차는 올해 연결기준 연간 도매 판매 목표를 전년 대비 0.5% 증가한 415만8300대로 제시했다. 매출 성장률은 1.0~2.0%, 영업이익률은 6.3~7.3%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아 역시 제품 믹스 개선과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을 통한 수익성 방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에서는 SUV와 하이브리드 중심의 판매 확대를 추진하고, 유럽에서는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해 전동화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지역별 맞춤 전략으로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관세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대차와 기아의 이러한 수익성 회복 전략이 중장기 관점에서 유효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다만, 친환경차 확대와 SDV 전환 등 구조적 변화가 실질적인 수익 개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전환 속도를 더욱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AI·로봇 등 미래 투자에 대한 중장기 전략에는 공감하면서도, 이에 상응하는 실행 속도와 시장 대응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문학훈 오산대학교 미래전기자동차과 교수는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현대차와 기아 모두 기술 개발과 사업 구조 전환이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며 “대규모 투자 계획이 실제 수익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시장 변화에 발맞춘 전략 추진과 유연한 대응이 함께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민재 기자
vitamin@kukinews.com
송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