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월요일’ 코스피, 5000 붕괴…매도사이드카 발동

‘검은 월요일’ 코스피, 5000 붕괴…매도사이드카 발동

외국인 2.7조·기관 1.4조 ‘동반 매도’
시총 상위 줄줄이 하락
코스닥도 3%대 약세

기사승인 2026-02-02 15:10:36
코스피가 하루 만에 5% 가까이 밀리며 한때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되자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미국발 악재에 코스피 5000선이 붕괴됐다. 장중 5% 가까이 밀리며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되자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는 모습이다.

2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오후 2시52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83%(256.32포인트) 떨어진 4967.85를 기록 중이다.

코스피는 이날 2%대 하락 출발했으나 점차 낙폭을 확대하며 5000선 아래로 밀려났다. 오후 12시31분12초에는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을 5분간 정지하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매도 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5%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될 경우 시장 안정을 위해 자동으로 발동된다.

지난 주말 미국 증시는 3대 지수 모두 약세로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후보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공식 지명하면서, 시장에선 매파적 통화정책 가능성을 의식한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1월 한 달간 코스피는 24% 올라 상승 피로감이 누적된 가운데 케빈 워시 지명이 차익실현의 트리거가 됐다”고 진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 리서치 부장도 “단기 과열 심화와 상승 피로 누적 국면에서 트럼프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면서 “특히 매파적 인사로 평가되는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의 차기 연준 의장 지명은 유동성 불안을 자극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도 거세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7661억원, 기관은 1조4588억원 순매도하고 있다. 개인은 4조824억원 순매수 우위로, 조정을 이용해 매수에 나서는 모습이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를 합쳐 3조2400억원가량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대부분 파란 불을 밝히고 있다. 삼성전자가 5.3% 밀려 15만2000원을 기록 중이며, SK하이닉스가 7.48%나 떨어져 84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대형주 대부분이 약세다.

다만 하나금융지주(2.9%), 삼성전기(0.72%), 메리츠금융지주(1.03%), KT&G(1.23%) 등 일부 금융·방어주는 전체적인 시장 하락 속에서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 지수도 같은 시간 4.31%(49.69포인트) 하락한 1099.28을 기록 중이다. 기관이 2595억원 순매도하며 지수에 부담을 주고 있다. 반면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1702억원, 1545억원 순매수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지수는 급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상승 추세가 본격적으로 꺾인 단계는 아니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조아인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며 투자 난이도가 높아질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연준의 정책 신뢰도와 독립성이 회복되며 주식 시장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 연구원은 “케빈 워시가 5월 연준 의장으로 취임할 경우에도 실제로 강경 매파로만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기는 어렵다”면서 “워시는 양적완화와 같은 비전통적 통화정책에는 비판적이지만, 경기 여건에 따른 기준금리 조정 자체를 부정하는 인물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실제로 연준이 대차대조표 축소를 진행하더라도 그것이 반드시 유동성 압박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며 “지난 2022년 이후 연준이 양적긴축(QT)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글로벌 증시는 중장기적으로 상승세를 이어왔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리서치 부장 역시 “2월 숨고르기를 거쳐 단기 과열을 식히고, 상승 피로를 푸는 동안 연준의 독립성 확보와 과거보다는 완화적인 워시 의장의 스탠스가 시장에 노출·학습되며 변동성은 점차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임성영 기자
rssy0202@kukinews.com
임성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