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1표제에 합당 논의까지’…본격화 될수록 커지는 당내 파열음

‘1인1표제에 합당 논의까지’…본격화 될수록 커지는 당내 파열음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추진에 친명계·초선 반발
‘1인 1표제’ 당헌 개정안 투표 개시 두고도 비토
공개 석상서 설전 오가며 계파 간 갈등 심화 양상
중앙위 표결 결과 정청래 리더십 분수령 될 듯

기사승인 2026-02-02 17:54:36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청래 대표의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제의의 의미와 향후 진행 과정에 대한 발언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의와 ‘1인 1표제’ 도입을 둘러싸고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정청래 대표가 당 개혁과 지선 승리를 명분으로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지만, 논의가 본격화될수록 당내 계파 갈등과 지도부 균열은 오히려 더욱 선명해지는 모습이다.

이언주·황명선·강득구 민주당 최고위원은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청래 대표의 혁신당과의 합당 추진에 대해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이들은 대표적인 친명(친이재명)계로, 앞서 정 대표의 합당 제안에 대해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며 공식 사과를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정 대표가 “당 대표로서 합당 제안을 한 것이지, 합당을 선언한 것이 아니다. 당원 토론 절차를 거쳐 당원 투표로 당원들의 뜻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당심’을 강조하자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이 최고위원은 “조기 합당은 민주당 주류 교체 시도이자 이재명의 민주당을 정청래·조국의 민주당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라며 “이 사안의 정치적 본질은 2인자, 3인자들이 판을 바꾸고 프레임을 바꿔 당권과 대권을 향하려는 욕망, 본인들이 간판이 되려는 욕망이 표출된 결과”이라고 직격했다. 

민주당 내 갈등이 격화되면서 불씨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 신경전으로까지 번졌다. 신장식 혁신당 의원은 “(합당을 제안한) 민주당이 먼저 의견을 정하는 것이 상식이자 순서 아닌가”라며 “당내 권력 투쟁에 혁신당을 끌어들이지 말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에 황 최고위원은 “합당은 당내 분란만 키우고 우군인 혁신당과 불필요한 갈등만 낳고 있다”며 “이제 소모적인 합당 논의를 멈추고 국정을 뒷받침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강 최고위원도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중도층에서 양당의 합당 추진을 부정 평가한 비율이 40%나 된다”며 “선거는 언제나 중도층으로 확장해나가야 한다는 대전제가 기본”이라고 비판했다.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도 합당 논의 중단을 요구하며 가세했다. 더민초 회장인 이재강 의원은 “현재 합당 논의는 중단돼야 한다는 의견이 대체적”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당대표와 간담회를 열어 이 사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날 열린 더민초 간담회에서는 정 대표의 구상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의견은 극히 소수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부터 시작된 1인 1표제 당헌 개정안 투표도 당내 균열을 더욱 키우는 또 다른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중앙위원회를 열고 대의원에게 부여되던 표의 가중치를 폐지하고 일반 권리당원과 동일한 한 표로 인정하도록 하는 당헌 개정안을 온라인 표결에 부쳤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주권주의는 헌법에 규정돼 있고 당원주권주의도 우리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므로 1인 1표제에 찬성한다”면서도 “충분한 정보를 주지 않은 상태에서 숙고하지 않은 채 속도전으로 'O', 'X'만 묻는다면 당원을 거수기로 전락시키는 일종의 '인민민주주의 방식'에 불과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당 안팎에서는 이번 중앙위원회 표결 결과가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과 당 장악력을 가늠할 중대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합당 논의와 1인 1표제 도입이 동시에 추진되면서, 당내 갈등이 단순한 제도 개선을 둘러싼 이견을 넘어 향후 당권 구도와 당의 노선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결될 경우 당대표·최고위원 선거에서 강성 지지층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확대된다. 반면 부결될 경우 합당 논의와 맞물려 정청래 지도부의 당 장악력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한편 1인 1표제 중앙위 표결 결과는 3일 오후 공개된다. 1인 1표제는 지난해 12월 5일에도 중앙위 표결에 부쳐진 바 있다. 당시 재적 위원 596명 가운데 373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찬성표는 271표에 그쳐 재적 과반수인 299표를 넘기지 못하면서 부결됐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권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