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스닥 열렸지만…“좀비기업 퇴출해야 선순환 시작”

천스닥 열렸지만…“좀비기업 퇴출해야 선순환 시작”

닷컴버블 비교 시 지수 절반·시총 사상최고
“주주가치 무시 기업 상장 유지 필요 없어”

기사승인 2026-02-03 13:31:27
3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KOSPI 5000 and Beyond’ 세미나에 김학균 신영증권 센터장(오른쪽 두번째)과 윤지호 경제평론가(오른쪽 세번째) 등이 참석했다. 임성영 기자. 

최근 1000선을 넘기며 ‘천스닥’ 시대를 맞은 코스닥 시장의 체질 개선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지수는 닷컴버블 당시 고점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시가총액은 사상 최고를 경신하고 있는 만큼 “부실기업 퇴출을 통한 체질 개선이 필요한 시기”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일 ‘KOSPI 5000 and Beyond’ 세미나에서 “코스닥 지수는 닷컴버블 당시 2900이 역사적 고점이지만, 지금 지수는 그 절반 수준인데 시가총액은 사상 최고”라며 “주가는 못 올랐는데 시총만 커진 주가와 시총 괴리가 가장 큰 시장”이라고 진단했다. 그 이유에 대해선 “상장 기업이 크게 늘다보니 생긴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코스닥 상장사가 1700개에 달하다 보니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이상한 일도 많이 벌어진다”면서 “코스닥을 키우는 정책 방향은 매우 좋지만 시장 역사를 차분히 복기하면서 부실기업·주주가치를 무시하는 기업을 솎아내는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코스닥의 ‘작은 체급’이 양날의 검이라고도 지적했다. 코스피보다 시장 규모가 훨씬 작은 탓에 “조금만 자금이 들어와도 훅 올라갈 수 있는 구조”인 만큼, 체질만 개선되면 레버리지 효과가 크게 나타날 수 있지만 반대로 질 낮은 기업이 다수 섞여 있으면 변동성과 사고 위험이 함께 커진다는 것이다. 그는 “안 좋은 회사를 걸러내고 멀쩡한 회사가 주인공이 되는 생태계를 만드는 게 코스닥 체질 개선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윤지호 경제평론가도 “불필요한 기업, 주주가치를 무시하는 기업은 상장돼 있을 필요가 없다”며 “이런 기업들이 시장에 남아 있는 것 자체가 코리아디스카운트의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들을 과감히 퇴출하고 정리해야 좋은 기업으로 더 많은 자금이 흘러가고, 그 과정에서 국내 주식시장 전체의 만성적 저평가가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금융당국도 코스닥 ‘옥석 가리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본잠식·장기 적자·반복적 공시 위반 기업에 대한 관리 강화와 상장유지 심사 요건 손질 등 상장폐지 제도 개선을 이미 단행했고, 시가총액·매출액 기준을 단계적으로 높여 회생 가능성이 낮은 이른바 ‘좀비 상장사’를 정리하는 방안도 시행·추진 중이다.
임성영 기자
rssy0202@kukinews.com
임성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