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IR업체·대주주·제약사 직원까지…미공개정보로 80억 챙긴 24명 적발

공시·IR업체·대주주·제약사 직원까지…미공개정보로 80억 챙긴 24명 적발

미공개정보로 억대 챙긴 4가지 수법
동종업종 우회매수까지 등장

기사승인 2026-02-05 10:18:38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 전경. 쿠키뉴스 DB.

업무 중 알게 된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한 공시대리업체·IR컨설팅 대표, 상장사 최대주주·임직원, 제약회사 직원 등 24명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손실 회피·부당이득 규모만 80억원을 웃도는 사건들로, 준내부자를 포함한 내부자거래와 ‘동종업종 우회 매수’까지 드러나면서 금융당국이 형사고발 및 수사기관 통보에 나섰다.

5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전일 증권선물위원회는 제3차 정례회의를 열고 각기 다른 4건의 사건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거나 수사기관에 통보했다.

미공개정보로 억대 챙긴 4가지 수법…동종업종 우회매수까지 등장

첫 번째 사건은 공시·IR 업무를 맡은 대행사 대표가 의뢰 회사의 호재성 공시 정보를 미리 알고 매매에 나선 경우다. 공시대리업체 대표 C씨는 A사·B사 공시 대리 과정에서 알게 된 호재성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약 1억원의 부당이득을 얻고, 지인 D씨에게 정보를 건네 D씨가 약 2억원의 이익을 내도록 했다. D씨는 이 가운데 3000만원을 정보대가로 C씨에게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IR컨설팅 업체 대표 F씨도 E사의 공시·IR 대행을 맡으면서 네 차례에 걸쳐 호재성 정보를 미공개 상태에서 활용해 수천만원대 시세차익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대행사 대표가 의뢰 회사의 호재성 공시 정보를 미리 알고 매매에 나서 시세차익을 올렸다. 금융위원회 제공.

두 번째 사건은 상장사 G사의 최대주주 I씨가 내부 결산 단계에서 적자전환 정보를 파악한 뒤 미리 주식을 처분한 사례다. I씨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적자로 돌아섰다는 결산 결과를 보고받은 후, 공시 전에 본인과 관계사 H사가 보유한 G사 주식을 시장에 매도해 약 32억원의 손실을 회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증선위는 악재성 내부정보를 이용해 손실을 피한 행위 역시 미공개중요정보 이용에 해당한다고 보고 수사기관에 관련 내용을 통보했다.

세 번째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정보를 활용한 제약사 내부자거래다. 제약회사 J사 연구소 직원 K씨는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연구결과 발표와 개발 추진 계획을 사전에 알고 자사 주식을 미리 매수하고, 동일 정보를 배우자 L씨에게도 전달해 함께 투자해 약 7000만원의 이익을 얻었다. L씨는 다시 이 정보를 지인 M·N씨에게 전해 자금을 모아 투자하고, 이익을 나누는 구조로 총 1억4700만원가량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약회사 직원이 내부 정보를 알고 주식을 미리 매수하고 배우자에게도 알려 이익을 얻었다. 금융위원회 제공.
 
네 번째 사건은 유상증자·대량취득 정보를 이용한 거래와, 이를 응용한 ‘동종업종 우회 투자’ 사례다. 상장사 O사 임직원 Q·R·S·T씨와 O사와 거래 관계에 있던 P사 전 직원 U씨는 O사의 유상증자에 P사가 참여한다는 사실과 P사의 O사 지분 대량취득 계획을 업무상 알게 됐다. 이들은 공시 전에 O사 주식을 본인·가족·지인 명의로 사들여 수천만원에서 수십억원까지, 총 43억4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올리거나 타인에게 얻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U씨는 직접 O사 주식을 매수하면 적발 위험이 크다고 보고 가족에게 정보를 넘겨 O사 매수에 이용하게 하는 한편, 본인은 같은 업종 내 다른 상장사 주식을 매수해 약 4000만원의 이익을 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 “준내부자·우회거래도 제재…과징금·계좌동결까지 병행”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회사 임직원뿐 아니라 공시대리인·IR업체 등 준내부자도 직무상 알게 된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하면 형사처벌 대상”이라며 “최근에는 △형사처벌과 함께 △부당이득의 최대 2배 과징금, △계좌 지급정지, △금융투자상품 거래 및 임원 선임·재임 제한 등 제재를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회사의 미공개정보를 동종업종 다른 회사 주식 거래에 활용하는 식의 우회 거래도 부정거래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며 “상장사는 내부통제와 임직원 교육을 강화해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성영 기자
rssy0202@kukinews.com
임성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