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기업 정리·24시간 거래…정은보 ‘코리아 프리미엄’ 승부수

좀비기업 정리·24시간 거래…정은보 ‘코리아 프리미엄’ 승부수

기사승인 2026-02-05 15:01:03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가 부실기업의 신속한 퇴출과 AI 기반 시장감시 강화, 24시간 거래체계 도입 등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 대도약 전략’을 내놨다. 정은보 이사장은 올해 거래소가 추진할 4대 핵심전략으로 △자본시장 신뢰도 제고 △생산적 금융 전환 △글로벌 경쟁력 강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제시하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12개 추진과제도 함께 공개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자본시장의 대도약을 위해 거래소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정부의 ‘좀비기업 퇴출’ 기조에 맞춰 부실기업의 조기 상장폐지를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 한국거래소 제공.


거래소는 정부의 ‘좀비기업 퇴출’ 기조에 맞춰 부실기업의 조기 상장폐지를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 시가총액·매출액 등 상장폐지 요건을 2029년까지 단계적으로 강화할 경우 약 230개 기업이 퇴출 요건에 해당할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금융당국에 이미 보고했다. 코스닥 시장에 대해서는 상장폐지 심사를 3심제에서 2심제로 단축하고, 개선기간도 최대 2년에서 1년6개월로 줄이는 등 정리 속도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시가총액 상장폐지 기준을 2025년 150억원, 2027년 200억원, 2028년 300억원, 2029년 500억원까지 순차적으로 상향해 ‘좀비’에 대한 퇴출 압박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현재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기업은 1800여개 수준으로 상당수 종목이 강화된 요건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한국거래소는 상장폐지 심사 조직·인력을 보강하고, 형식·실질 사유가 겹칠 때는 심사를 병행해 결론을 앞당기는 방식으로 한계기업 정리를 서두를 계획이다.

모험자본 활성화도 핵심 과제다. AI 등 첨단기술 기업의 맞춤형 상장을 촉진하고, 기술특례기업 기술 평가 자문 전문가 풀(pool)을 확대하는 등 기술기업 심사 전문성을 강화한다. 성장자금 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Business Development Company) 제도 도입을 지원하고, 코스닥 분석보고서 확대 및 비상장기업 인큐베이팅 기능도 강화한다. BDC 도입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3월 17일 시행될 예정이며, 관련 시행령·규정 개정도 같은 시기에 맞춰 시행될 예정이다.

신상품·시장 인프라 측면에서는 해외에서만 거래되던 국내 우량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국내에도 상장할 수 있도록 제도 기반을 마련해, 미국·홍콩 등 해외로 빠져나간 레버리지 투자 수요를 국내 시장으로 일부 돌려세운다는 계획이다. 파생상품 24시간 거래 도입, 수요자 중심 데이터·인덱스 비즈니스 강화, 위클리 옵션·배출권선물 등 신상품 상장도 함께 추진한다.

거래소는 오는 6월 하루 12시간 거래체계를 구축한 뒤, 2027년 말 24시간 주식 거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제공.


거래 환경 개편도 속도를 낸다. 거래소는 오는 6월부터 오전 7~8시 프리마켓, 오후 4~8시 애프터마켓을 도입해 하루 12시간 거래체계를 구축한 뒤, 2027년 말 24시간 주식 거래를 목표로 한다. 정 이사장은 올해 증시 개장식에서도 “24시간 거래체계 구축 등으로 자본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주식시장 결제주기는 현재 T+2에서 T+1로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하며, 파생상품 시장은 기존 19시간에서 24시간 거래로 확대하는 방안도 병행한다. 영문공시 의무 조기 시행 등으로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요건도 맞추겠다는 계획이다.

정 이사장은 “올해는 우리 자본시장이 대도약을 위한 전환점에 서 있는 해”라며 “한국거래소는 코리아 프리미엄을 향한 자본시장 선진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임성영 기자
rssy0202@kukinews.com
임성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