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사활’ 케이뱅크…‘SME·스테이블코인’ 승부수

IPO ‘사활’ 케이뱅크…‘SME·스테이블코인’ 승부수

기사승인 2026-02-05 18:30:57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이 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케이뱅크 유가증권시장 IPO 기자간담회에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태국 계좌에 송금하는 상황을 시연하는 영상을 선보이고 있다. 김태은 기자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세 번째 IPO(기업공개)에 나섰다. 앞선 상장 철회를 교훈 삼아 몸값과 공모 물량을 낮췄고, 개인사업자·중소기업(SME) 대출과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한 신사업을 성장 전략으로 내세웠다.

3대 성장전략 ‘SME·플랫폼·디지털자산’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은 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케이뱅크 유가증권시장(KOSPI) 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상장을 통해 SME(개인사업자·중소기업) 시장 진출과 플랫폼 비즈니스 기반 구축, 디지털자산 분야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며 금융 혁신의 선두주자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케이뱅크는 다음달 5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먼저 케이뱅크는 상장으로 유입될 자본으로 여·수신 상품 라인업을 강화한다. 현재 가계대출 중심 포트폴리오를 기업대출로 단계적으로 확장해 2030년에는 가계와 SME 비중을 5대 5로 맞춘다는 구상이다. 다만 기업대출 확대에 따른 건전성 우려에 대해선 “개인사업자 대출 포트폴리오는 신용·보증·담보를 균형 있게 구성돼 있다”며 “여신정책·평가모델·대안정보 활용 등 강력한 리스크관리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 생활 플랫폼 전략으로는 ‘오픈 에코시스템(개방형 협업 생태계)’을 제시했다. 최 행장은 “특정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고 다양한 파트너와 연결되는 개방형 생태계 전략”이라며 “BaaS(서비스형 뱅킹)형 제휴로 플랫폼 비즈니스를 수익화 하는 첫 번째 은행이 되겠다”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을 주축으로 한 신산업 발굴에도 나선다. 케이뱅크는 가상자산 관련 입법이 완료되면 은행 중심 컨소시엄에 참여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최 행장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에는 차별화 포인트가 쉽지 않다”며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할 때 부가가치가 있어야 하는데 BC카드와 같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케이뱅크는 스테이블코인 기반 해외송금·결제 인프라 구축을 위해 아랍에미리트(UAE)와 태국 등과 협력 방안도 논의 중이다.

업비트 의존 우려에…“본연 예금 압도적 성장”

고질적인 ‘업비트 예치금 의존’ 우려에는 선을 그었다. 최 행장은 “케이뱅크 본연의 예금이 압도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4~5년 전에는 업비트 예치금의 비중이 컸지만, 현재로선 케이뱅크의 퍼포먼스엔 거의 영향이 없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과거 50% 이상을 웃돌던 업비트 예치금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수신액의 20.5% 수준으로 낮아졌다.  

업비트 예치금은 대출 재원으로 사용하지 않으며, 증시 유동화 자금으로 별도 구분해 관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예치금 이자 부담은 남아있다. 2024년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은행은 가상자산사업자에게 받은 예치금에 대한 이용료(이자)를 내게 됐다. 당초 요구불예금 수준인 연 1.0% 이자를 적용하다, 법 시행 이후 금리를 연 2.1%로 대폭 올렸다. 

몸값 확 낮췄다…“경쟁사 대비 디스카운트”

케이뱅크가 이번에 제시한 주당 희망 공모가는 주당 8300~9500원이다. 공모 주식 수는 6000만주다. 두 번째 IPO 도전 당시 주당 희망 공모가(9500~1만2000원)와 공모 주식 수(8200만주)보다 공모 조건을 전반적으로 낮췄다. 이에 따라 공모가 상단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약 4조원, 최대 공모 금액은 5700억원이다.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은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 공모가 밴드는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며 “경쟁사 대비 디스카운트가 굉장히 많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준형 케이뱅크 최고재무책임자(CFO)도 “공모가는 지난번 대비 20% 하락한 가격에 결정됐다”며 “최근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현재 기준 공모가 밴드의 할인율이 하단 기준 30%까지 오른 상태”라고 말했다.

앞서 케이뱅크는 2022년과 2024년 두 차례 한국거래소의 예비 상장심사를 통과한 바 있으나 각각 증시 침체와 수요 예측 부진 등으로 상장을 철회했다. 케이뱅크는 2021년 유상증자 당시 재무적투자자(FI)들과의 계약에 따라 올해 7월까지 상장하지 못하면 7250억원의 투자금을 대주주인 BC카드가 오히려 되사야하는 풋옵션 조항이 걸려있다. 

나민욱 DB증권 연구원은 “케이뱅크는 수급 부담을 감안해 공모 물량을 20% 이상 감소시켰다”며 “주요 주주의 의무 보유기간 역시 약 2배 늘어났다. 최대 주주인 BC카드의 보호예수기간은 1년, 주요 FI들의 물량의 약 절반은 보호예수기간을 6개월(기존 3개월)으로 늘리며 오버행 리스크를 완화했다”고 분석했다. 

케이뱅크는 오는 10일까지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수요예측 결과를 바탕으로 12일 공모가를 확정하게 된다. 일반청약은 20일과 23일 이틀간 진행되며 NH투자증권·삼성증권·신한투자증권을 통해 청약 가능하다. 
김태은 기자
taeeun@kukinews.com
김태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