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비중 50%” 공언 현실로…방경만號 KT&G, ‘6조 시대’ 개막

“글로벌 비중 50%” 공언 현실로…방경만號 KT&G, ‘6조 시대’ 개막

기사승인 2026-02-08 06:00:11
KT&G 본사 전경. 연합뉴스 

방경만 KT&G 사장이 주도한 글로벌 드라이브가 숫자로 증명됐다. 해외 궐련 고성장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연 매출 6조원, 영업이익 1조3000억원을 동시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달성한 것이다. 

특히 글로벌 매출 비중이 54%까지 치솟고 전자담배(NGP)·신규 니코틴 제품 확대와 해외 생산기지 구축 효과가 맞물리면서, ‘글로벌 탑 티어’를 향한 방경만 체제의 전략이 본격 성과 국면으로 들어섰다는 평가다.

성장축은 해외…KT&G, 글로벌 전략 결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G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1.4% 증가한 6조5796억원, 영업이익은 13.5% 늘어난 1조3495억원으로 집계됐다. 인건비 관련 일회성 비용 약 700억원을 제외한 조정영업이익은 1조4198억원으로 20% 가까이 뛰었다. 지난해 4분기 역시 매출 1조7137억원, 영업이익 2488억원으로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의 배경에는 해외 사업 확대가 자리한다. KT&G는 우즈베키스탄과 튀르키예, 인도네시아, 대만, 러시아, 카자흐스탄, 미국 등 해외 법인을 거점 삼아 전 세계 140여 개국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과거 정부 기관과 공기업 시절 담배 수급 조절이라는 공적 역할에 무게를 두던 이 회사는 1988년 담배 시장 전면 개방을 계기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고, 해외 진출을 본격화한 지 37년 만에 해외 궐련 매출이 국내를 넘어서는 전환점을 맞았다.

실제로 지난해 해외 궐련 매출은 1조8775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가까이 늘며 매출·판매량·영업이익이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궐련 매출 가운데 글로벌 비중은 54.1%로 처음으로 국내를 앞질렀고, 평균 판매가격과 물량도 동시에 증가했다.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에서는 현지 생산과 유통망을 기반으로 궐련 사업을 확대하고,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는 전자담배 ‘릴(lil)’을 앞세워 비연소 제품 보급을 늘리는 투트랙 전략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전자담배(NGP) 사업도 성장 궤도에 올랐다. 국내외 디바이스와 스틱 신제품 출시 효과로 매출은 8901억원까지 늘었고, 스틱 판매량도 147억 개비를 넘기며 시장 확장세를 유지했다.

해외 생산 거점 확충도 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공장 가동과 인도네시아 법인의 공격적인 영업 확대가 맞물리며 물류비 절감과 환율 효과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올해는 약 6000억원을 투입한 인도네시아 2·3공장 준공도 예정돼 있다. 회사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과 라이선싱 등 사업모델을 다변화해 해외 시장에서의 양적·질적 성장을 동시에 꾀하고 있다.

또, 글로벌 흡연율 하락이라는 구조적 리스크에 대비해 니코틴 파우치 등 비연소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행보도 병행하고 있다. 올해부터 북유럽 니코틴 파우치 기업 ASF 인수 효과도 지분법 이익으로 반영된다. ASF는 주력 브랜드 ‘루프’(LOOP)를 앞세워 북유럽 5개국에서 최상위권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방경만 KT&G 사장. KT&G 제공

‘글로벌 탑 티어’ 선언 2년…방경만 전략, 숫자로 답하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방경만 사장의 전략이 있다. 그는 1998년 KT&G 전신인 한국담배인삼공사에 입사해 브랜드·글로벌·전략 부문 요직을 두루 거쳤다. 브랜드실장 시절 선보인 ‘에쎄 체인지’는 국내 시장 1위 브랜드로 성장했고, 글로벌본부장 재임 기간에는 해외 진출 국가를 40여개국에서 100여개국으로 늘렸다. 이러한 경력을 바탕으로 지난 2024년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대표이사에 올랐다.

취임 직후 그는 ‘글로벌 탑 티어’ 도약을 선언하며 ‘T·O·P(Trust·Origin·Professional)’ 전략을 제시했다. 적극적인 소통으로 신뢰를 높이고, 근원적 경쟁력을 확보하며, 글로벌 전문성을 강화해 성장의 질과 속도를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오는 2027년까지 글로벌 매출 비중을 50%로 확대하겠다는 목표 역시 이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숫자로 확인된 이번 실적은 방경만 체제의 해외 중심 경영이 본격적인 결실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읽힌다.

KT&G는 올해 매출 성장 목표를 3~5%, 영업이익은 6~8%로 제시했다. 배당성향 50% 이상 유지와 자사주 탄력적 매입을 통해 총주주환원율을 10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연간 6000원 수준의 주당 배당금 우상향 기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상학 KT&G 수석부사장은 “현지 직접사업을 강화해 해외 궐련 매출이 처음으로 국내를 넘었다”며 “글로벌 핵심 역량을 고도화하고, 시장 진입 확대로 미래 성장 동력을 가속화해 국내 최고 수준의 주주환원을 이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이예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