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전주·완주 통합에 대한 지역 정치인 행태가 천박하다’

[칼럼]‘전주·완주 통합에 대한 지역 정치인 행태가 천박하다’

기사승인 2026-02-07 17:48:09
완주군청(왼쪽)과 전주시청

6·3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자치단체 통합에 대한 두 가지 방향이 논의되고 있다.

첫째는 광역자치단체 통합이다.

경제력 집중에 기반한 중앙권력의 원심력이 너무 강한 우리나라의 정치, 문화, 사회 체계에서 조각조각 분리된 광역자치단체는 기초자치단체의 행정집행력과 중앙정부의 예산편성 권력 사이에 끼인 어정쩡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법률상 조직체계는 중앙정부에 버금인데, 지역 주민들에게 다가오는 직접적인 행정효과를 찾아보기 어려우며, 전북자치도의 경우 새만금 구역조정 같은 기초자치단체 사이의 갈등 조정조차 버거워하고 있다. 

조세권과 법률 제정권이 중앙정부에 집중되어 지방자치가 극히 한정된 현실 때문이다.  

이러한 광역자치단체의 역할과 행태를 단적으로 설명하자면, 재벌그룹의 지배주주(중앙정부)가 서류상 회사를 세운 뒤 계열 자회사(기초자치단체)와 거래하며 그 이익을 편취하는 통행세와 비슷하다.
 
광역자치단체는 행정편의에 의해 탄생하거나, 혹은 서울 따라 하기 조직이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초고령화 시대에 접어들고 저출산으로 지역 인구가 감소하는 현재와 미래를 예상해보면 존재 의미와 그 한계가 명확하다. 

다음으로는 기초자치단체 통합이다.

산과 들, 하천을 따라 생활권 지형을 경계로 나누어진 기초자치단체는 그 시작부터 인류의 역사와 함께한다. 시나 군, 읍 등의 명칭으로 일컬어지는 기초자치단체는 개인의 탄생과 함께 끊임없이 교류하며 그 정체성을 이루어왔다. 

인간의 생로병사가 자연의 섭리이듯, 기초자치단체의 생로병사도 본질적으로 자연의 섭리에 의해 결정되며, 행정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광역자치단체와 그 태생이 달라, 이를 인위적으로 강제하면 큰 부작용을 초래하게 된다.

전주와 완주가 하나의 생활권이니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있다면, 곰곰이 생각해보기 바란다. 

전주시의 면적은 206㎢, 완주군의 면적은 821㎢이고 서울특별시의 면적은 605㎢이다. 전주와 서울을 합한 면적보다 더 넓은 완주군을 전주시가 통합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행정이 조정하고 감당할 수 있을까?

완주군민들이 전주의 편의 시설을 자주 방문하기는 하지만, 그들이 전주와 같은 생활권이라는 주장은 논리 비약이다. 이런 논리라면 익산과 군산, 무주나 고창이 전주와 같은 생활권이고, 대한민국 전역이 같은 서울 생활권이다.

완주군 13개 읍면 중 일부 행정구역 주민들의 생활이 전주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면, 그들을 설득하고 제한해서 행정구역을 조정하면 된다. 통째로 일방적이고 강제로 통합을 추진하는 행위는 그들의 존재를 부정하고 약탈하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

우리보다 앞서 지방자치단체의 통폐합을 추진했던 일본의 사례를 보면 3200여개의 지방자치단체를 1700여개로 통폐합하여 일부 행정 효율화(중앙정부 지원 감소)를 이루었다.

그러나 무리한 통합의 후유증으로 지역은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민주주의 후퇴라는 후유증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의 기초지방자치단체는 230여개로 일본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적다. 굳이 기초자치단체 통폐합을 추진할 재정적 효과가 거의 없으며, 오히려 무리한 통폐합을 추진한다면, 해당 지역은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민주주의(지방분권) 후퇴라는 결과만 초래할 뿐이다. 

전북에서 전주·완주 통합을 추진하는 중심인물은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다. 비효율적인 광역자치단체를 이끄는 인물이 자기조직의 효율화나 통합에는 눈을 감고 입을 다물며, 굳이 감당할 수 없는 전주·완주 통합을 외치는 현실. 적반하장이다. 지방선거 앞두고 말 바꾸는 그의 상대 후보, 처참하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지방자치제는 대한민국을 민주적으로 발전시키려는 목적이다. 이들에게는 빈말이겠지만, 시민들은 기억한다. 

글. 전주시민회 이문옥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