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만개 비트코인 오지급…빗썸 “반환 거부 땐 법정 갈 수도”

62만개 비트코인 오지급…빗썸 “반환 거부 땐 법정 갈 수도”

기사승인 2026-02-09 10:09:32 업데이트 2026-02-09 10:28:51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이 오(誤)지급한 비트코인을 남김없이 회수하기 위해 고객과의 조율 및 설득에 집중하고 있다. 일부 고객이 반환 요청을 거절할 경우 법적 대응도 고려하는 상황으로 확인됐다. 

9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지난 6일 오후 7시쯤 자체 랜덤박스 이벤트를 통해 1인당 2천~5만원의 당첨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원’ 단위를 ‘비트코인’으로 잘못 입력했다. 이에 따라 지급된 비트코인은 총 62만개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이 1개당 9800만원선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1인당 약 2440억원에 달한다.

빗썸은 사태 발생을 인지한 직후 오지급 계정 거래와 출금 차단을 시작했다. 그러나 일부 당첨자는 이미 비트코인 1788개를 처분했다. 빗썸은 매도된 비트코인 대부분을 원화나 다른 코인 형태로 회수했다. 다만 지난 7일 새벽 4시30분 기준 비트코인 125개(약 130억원)는 미회수된 상태다.

빗썸 관계자는 “현재 비트코인을 처분한 고객들 대상으로 반환을 설득하는 단계에 있다”라고 설명했다.

일부 고객이 반환 요청을 거절할 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비트코인 오지급은 일종의 착오 송금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거액의 비트코인을 받은 당첨자는 이를 부당 이득으로 인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빗썸 측이 부당이득반환 청구소송 등에서 승소할 경우 고객은 비트코인 판 돈을 반환해야 할 뿐 아니라, 회사 측 변호사 비용까지 물어야 할 수 있다.

다만 형사처벌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대법원은 지난 2021년 12월 잘못 송금된 비트코인 14억원어치를 본인의 다른 계정으로 이체했다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형법 적용 시 가상자산이 법정화폐와 동일하게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는 판단에 기인한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과거와 다르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가상자산을 형법상 재물로 보지 않았던 당시와 달리 지난 2024년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과 시세조종 등 관련 범죄에 대한 엄중한 유죄 판결이 내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빗썸 관계자는 “법적 대응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현시점에서는 최대한 조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이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