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이 더불어민주당에 이번 주 중 합당 여부를 결정해줄 것을 요구하는 ‘초강수’를 뒀다. 합당 제의 이후 발생한 민주당내 논쟁과 우당에 대한 모욕 등 갈등 국면을 설 전에 정리하겠다는 뜻으로 비쳐진다. 다만 일부 민주당 지도부는 혁신당의 ‘시한 요구’를 비판하는 데 나섰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혁신당에 합당을 제의한 후 민주당내 갈등은 외부로 퍼지며 범여권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혁신당은 민주당을 향해 오는 13일까지 합당 여부를 결정해줄 것을 요구하며 갈등을 억누르는 모양새다. 조국 혁신당 대표는 데드라인까지 답변 없을 시 ‘합당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10일 의원총회 후 설 전 합당 관련 입장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장기간 명절 연휴까지 합당 관련 갈등이 이어질 시 양당 모두에 부정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 일각에서는 혁신당이 정한 시한에 이의를 표했다. 타 당에 대한 관여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강득구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은 합당 논의를 시작도 안 했다”며 “조 대표는 13일까지 공식 입장을 밝히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정치적 금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시스템 정당이다. 조 대표가 시한을 정했더라도 민주당의 원칙대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본인 당 일에 신경 쓰라”고 반박했다. 그는 “우리 당 대표의 성급한 ‘개인적 제안’으로 혁신당에 혼선을 주었다면 참으로 잘못된 것이었으며, 최고위원으로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합당 문제로 여당이 내홍에 휩싸인 상황인데, 조국 대표 분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조 대표는 뭐가 그리 급해서 날짜까지 지정하며 우리 당을 압박하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혁신당은 즉각 반박했다. 신장식 혁신당 수석최고위원은 “혁신당은 민주당에 13일까지 분명한 답을 요구했다. 단순히 합당 여부만 묻는 것이 아닌, 사소한 이익을 넘어 대의를 위해 힘을 모아낼 준비가 됐는지 묻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청래 대표의 합당 제안 이후 소모적인 논쟁과 일부 공격적 행태를 보며 2500년 전 맹자의 일갈을 떠올린다”며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사익이 아니다. 국민을 향한 ‘인’과 민주주의를 향한 ‘의’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눈앞의 정치적 득실과 당파적 이익만을 쫓는 ‘하필왈리(何必曰利)’의 늪에 빠질 때, 개혁의 동력은 상실되고 연대의 고리는 끊어진다”고 언급했다.
‘하필왈리’는 중국 전국시대 유학자인 맹자가 이익을 먼저 묻는 양혜왕에게 ‘왕께서는 어찌 이익(利)만을 말하시느냐, 오직 인(仁)과 의(義)가 있을 뿐’이라고 말한 일화에서 나온 고사성어다. 민주당의 합당 제의가 이익이 아닌 자당이 추구하는 ‘민주개혁’ 등 인·의를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조국 대표가 합당 관련 시한을 둔 것은 합당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과 정리를 위한 선제 조치라는 평가도 나온다. 황명선 민주당 최고위원은 “조국 대표의 판단에 동의한다. 합당 제안을 거둬들여야 한다”며 “이재명 정부를 뒷받침하는 원팀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 대표의 요구는 사실상의 최후통첩”이라며 “민주당은 조 대표가 제시한 시한까지 합당에 대한 공식 입장을 확정할 수 없다. 당원 총의를 모으는 절차는 아직 시작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합당이 미뤄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합당 갈등에 대해 “조국 대표가 시한을 요구 하는 것이 합당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며 “정청래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이 대화를 하지 않고는 해결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합당 불발시 혁신당의 선거 연대에 금이 갈 가능성이 있고, 민주당은 전북 등 일부 지역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면서도 “다만 아직까지는 합당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조금 더 높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