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 밀고 닭 뜬다…‘제2의 싸이버거’ 노리는 버거업계

소고기 밀고 닭 뜬다…‘제2의 싸이버거’ 노리는 버거업계

기사승인 2026-02-10 06:00:14
맥도날드 신메뉴(위), 맘스터치 신메뉴(아래). 한국맥도날드, 맘스터치 제공 

한때 소고기 패티가 중심이던 햄버거 시장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최근 닭다리살을 활용한 치킨버거 신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며 소비자 선택지도 빠르게 재편되는 모습이다. 

치킨버거 흥행을 확인한 브랜드들이 연이어 신메뉴를 내놓는 가운데, 기존 강자들까지 전략 조정에 나서며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소고기 중심이던 시장에서 벗어나 치킨버거가 올해 신제품 경쟁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연초부터 주요 버거 프랜차이즈들은 치킨 패티를 앞세운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성장세가 가파른 국내 버거 시장을 둘러싸고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치킨버거가 새로운 흥행 카드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버거 시장 규모는 5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5년 2조3000억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두 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이 흐름의 선두에는 롯데GRS가 운영하는 롯데리아가 있다. 롯데리아는 지난 6일 크리에이터 침착맨과 협업한 ‘통다리 크리스피치킨버거’ 2종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2주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개를 돌파했다. 닭 통다리살을 사용한 이 제품은 목표 대비 210%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과거 히트 상품이었던 모짜렐라 버거나 오징어·크랩 얼라이브 버거보다도 빠른 속도로 팔린 수준이다.

글로벌 브랜드 역시 치킨 패티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맥도날드는 닭다리살 패티에 매운 마라 소스를 결합한 ‘맥크리스피 마라 버거’ 2종을 선보이며 국내 소비자 취향을 겨냥했다. 해쉬브라운을 더한 제품과 소스의 풍미를 강조한 버전으로 라인업을 나누고, 감자튀김이나 맥너겟에 뿌릴 수 있는 ‘마라 시즈닝’까지 함께 내놓으며 메뉴 확장에 나섰다. KFC코리아도 치킨 필렛을 두 배 늘린 ‘더블 커넬 오리지널’을 출시해 주력 분야인 치킨버거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고물가 환경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점심값 부담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접근성이 높은 햄버거를 선택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소고기보다 원가 부담이 낮은 닭고기를 활용한 치킨버거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닭고기는 소고기보다 원가 부담이 낮아 가격 경쟁력이 있고,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도 높은 편”이라며 “맛과 품질이 뒷받침되고 가격이 합리적이라면 중장기적으로도 선택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관건은 얼마나 잘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며 “브랜드들이 닭고기를 활용해 얼마나 완성도 높은 패티를 구현하느냐가 트렌드 지속 여부를 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치킨버거 강자로 꼽히는 맘스터치는 전략적 변주에 나섰다. 주력 메뉴와는 다른 ‘직화불고기버거’ 2종을 출시하며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선 것이다. 불에 직접 구운 불고기를 사용해 불향을 살린 이 제품을 통해, 기존 치킨 중심 이미지에서 벗어나 새로운 고객층을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치킨 패티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올해를 기점으로 버거 브랜드들의 전략이 더 다변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치킨버거 흥행을 확인한 업체들은 관련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기존 강자들은 다른 카테고리로 확장을 시도하며 차별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전반적으로 치킨과 닭고기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이어서 치킨 패티 버거에 대한 수요도 클 것으로 보고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드는 분위기”라며 “각 브랜드가 앞다퉈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이예솔 기자